코로나19가 진정되는가 싶은 순간 이태원클럽 집단감염사태가 터져 방역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31번 확진자가 벌인 집단감염사태의 재연이다. 이런 일들이 반복적으로 벌어지는 이유는 뭘까.

자기자신을 다른 사람보다 특별한 존재로 생각하는 이들이 문제다. 이와 반대되는 사회적규범이 바로 얀테의 법칙(Law of Jante)이다. 이 법칙은 노르딕(북유럽의 노르웨이, 스웨덴, 덴마크, 핀란드, 아이슬란드 등 다섯나라) 국가에 오래전부터 내려오는 행동 지침으로, 평범함에서 벗어나려는 행동을 부적절하다고 지적한다.

이 용어는 덴마크계 노르웨이인 작가 악셀 산데모세가 풍자소설 ‘도망자’(1933)에서 가상의 마을 얀테에서 통용되는 사회규범으로 처음 썼다. 산데모세는 10가지 규칙을 언급했다. 당신이 특별하다고 생각하지 마라. 당신이 남들만큼 좋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마라. 당신이 남들보다 똑똑하다고 생각하지 마라. 당신이 남들보다 더 낫다고 생각하지 마라. 당신이 남들보다 더 많이 안다고 생각하지 마라. 당신이 남들보다 더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마라. 당신이 모든 일을 잘한다고 생각하지 마라. 남들을 비웃지 마라. 누군가 당신을 걱정할거라 생각하지 마라. 남들에게 뭐든 가르칠 수 있을거라 생각하지 마라. 이 불문율을 깨려는 자는 마을 공동체의 조화를 깨는 적으로 간주된다.

규칙은 산데모세의 창작이 아니며, 덴마크나 노르웨이인들의 정신세계에 수세기동안 박혀있는 것들을 명시한 것이다. 그들은 비슷하게 입고, 비슷하게 생긴 차를 타며, 집집마다 비슷한 물건들을 놓고 산다. 타인과의 경쟁을 부추기는 한국사회에 ‘얀테의 법칙’은 평등과 겸손, 절제의 미덕에 대한 답을 가르쳐준다.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