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버이날 앞두고 요양병원 면회 금지에 가족들 속상한 마음 호소
대구시, 항의민원 잇따르자 태블릿PC로 화상면회 가능토록 조치

“어버이날인데 어머니께 전화통화로만 목소리를 전해 너무 죄송한 마음입니다.”

대구에 거주하는 김모(58)씨는 지역의 한 요양병원에서 입원치료를 받고 있는 모친을 어버이날에 만나지 못하는 답답한 마음을 호소했다. 정부가 코로나19 확산 이후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한 고위험 집단시설인 요양병원에 대한 외부인 방문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씨는 “지난 2월 18일부터 약 3개월 동안 코로나19로 인해 방문을 못 했다”며 “어머니가 어떤 상태인지 궁금하지만 눈으로 볼 수가 없으니 속상하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이어 “정부에서 특정한 날을 ‘방문의 날’로 지정해 가족들이 만날 수 있도록 배려해줬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정부가 지난 6일부터 코로나19 방역 체제를 ‘생활 속 거리두기’로 전환했지만 요양병원에서는 8일 어버이날에도 가족들을 면회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요양병원이 코로나19 집단발병이 일어날 경우 치명률이 높은 집단으로 지목되고 있어 정부가 되도록 방문을 하지 않도록 권고하고 있는 것이다.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장은 지난 3일 정례브리핑에서 “안타깝게도 이번 어버이날에는 요양병원·요양원에 계시는 어르신을 직접 찾아뵙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영상전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자주 안부를 살펴봐 주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지난 6일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 역시 “(요양병원은) 생활 속 거리두기로 이행하기에는 아직 더 많은 위험을 가진 공간이라서 별도로 관리하고 있다”며 “요양병원과 같은 고위험시설에 대해서는 이미 별도의 행정명령이나 권고를 제시한 바 있다”고 전했다.

정부의 이같은 방침에도 일부 지자체에서는 얼굴은 마주 보지만 투명 칸막이를 통해 비말 감염을 방지한다거나, 예약을 받아 야외에서 충분한 거리를 두고 면회를 하는 조치를 시행키로 했다. 하지만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은 대구시의 경우 5월 말까지 모든 요양병원에 대해 면회를 금지키로 했다. 요양병원에서 해마다 자체적으로 실시했던 어버이날 행사 역시 전면 취소됐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요양병원에는 매일 항의 민원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대구시는 시민들에게 조금이나마 편의를 제공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지역 내 요양병원에 테블릿PC를 구입해 화상면회가 가능하도록 조치할 예정이다”며 “현재 시의 요양원에 대한 수요조사는 모두 마친 상태이며 구매를 한 후 순차적으로 진행할 방법이다. 거동이 불편하신 어르신들을 위해서 요양보호사 및 간병인을 통해 면회가 가능할 수 있게 조치할 예정”이라고 했다. /김재욱기자

    김재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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