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비스업생산·소매판매 부문
지난해보다 각각 4.4·9.9% ↓
숙박·음식점·운수·창고 등 순
경북도 서비스 부문 하락 ‘3위’
코로나 여파 불황 심각성 반영

코로나19 여파로 서울과 경기를 제외한 14개 시·도의 올 1분기 서비스업 생산이 전년동분기 대비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대구·경북은 정보통신, 숙박·음식점, 운수·창고 등에서 부진해 감소율이 전국 최상위권을 기록했다. 경기 침체가 심각하다는 의미다.

7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1분기 시·도 서비스업생산 및 소매판매 동향’에 따르면 대구·경북 서비스업 생산이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해 각각 4.4%, 4.3% 감소했다. 이 같은 하락폭은 -10.3%를 기록한 제주 다음으로 높은 수치다. 대구는 숙박·음식점(-26.0%), 운수·창고(-23.8%), 협회·수리·개인(-25.3%), 도소매(-4.9%), 교육(-6.6%) 등의 서비스업 생산이 감소했다. 경북도 숙박·음식점(-23.0%), 운수·창고(-11.9%), 교육(-5.5%), 협회·수리·개인(-16.9%), 예술·스포츠·여가(-18.5%) 등이 큰 폭으로 떨어졌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숙박·음식업이 자체적으로 문을 닫거나 개점휴업하는 경우가 많아 생산이 크게 쪼그라들었다. 다만, 대구의 부동산 업종은 32% 증가하면서 열기를 이어갔다.

전국적으로 소매판매 감소폭은 더 가팔랐다. 코로나19 사태 후 관광객의 발길이 끊어졌던 제주가 14.8% 감소해 전국에서 가장 큰 낙폭을 기록했다. 대구도 백화점(-30.4%)과 전문소매점(-17.7%) 판매율이 급감하면서 전국 두 번째(-9.9%) 감소율을 기록했다. 경북은 0.5% 감소해 그나마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전남(3.9%)은 전국서 유일하게 소매판매가 늘었다.

대구·경북 상권의 현장 분위기는 통계보다 더 심각하다. 특히, 온라인수업 등으로 유동인구가 사라진 대학가 경제는 아직도 한겨울이다. 그 중 영남대 등 10개 대학 12만명의 학생들이 재학 중인 경산은 가장 큰 피해지역이다. 통상적으로 3∼5월은 새 학기가 시작되고 활력이 넘치는 거리였지만, 올해는 유동인구가 없어 을씨년스러운 분위기마저 풍기고 있다.

7일 오후 경산지역 대학가 중 3만2천여 명의 재학생이 있어 노른자위로 불리는 영남대 상권도 찬바람이 불었다. 일부 가게는 아예 문을 닫거나 임대를 알리는 표식이 붙어 있었다. 마지못해 문을 연 카페나 음식점도 수지타산은 생각하지 않고 명맥을 유지하고자 노력하는 정도다.

영남대 앞에서 28년 동안 음식점을 운영하고 있는 A씨(58)는 “6월 말로 음식점을 접기로 했다. 그동안 이용해준 학생들에게 미안하지만 먹고살려면 다른 방법이 없다”며 “대부분 가게도 비슷한 실정으로 IMF 때보다 더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소상공인을 위한 대책이 있다지만 주 소비자인 학생들이 없는 지금의 정부대책은 그림의 떡”이라고 토로했다.

이 같은 현상은 대구가톨릭대와 경일대, 호산대가 밀집해 있는 하양지역, 대구대 앞, 대구한의대 주변도 마찬가지로 지역 대학가 상권은 입하(立夏)가 지났지만, 체감온도는 겨울이다.

대구·경북지역 대학상권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의 긴급재난지원금이 풀리면 조금이나마 숨통이 트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 줄도산이 불가피하다고 걱정했다.

/심한식기자 shs1127@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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