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은미 경북여성정책개발원 정책실장
박은미 경북여성정책개발원 정책실장

건강한 삶은 생애주기별, 연령별, 성별에 따른 특수한 요구에서 중요한 부분이다. 건강과 관련한 정책을 추진할 때 성별 욕구를 반영하는 성 중립적인 관점을 가져야 함에도 불구하고 정책집행 과정과 결과에서 성별 특성을 파악하지 못한 몰성적인 정책으로 간주될 가능성이 있다. 건강관련 사업추진시 남성의 참여가 상대적으로 저조한 것으로 보인다.

여러 가지 원인이 있겠지만 농어촌 지역이 많은 지역 특성과 남녀간의 생활문화의식의 차이가 한 원인일 것이다. 여성의 경우 가정, 이웃 등 생활문화 적응이 생애주기별로 비교적 유사하게 나타나는 데 비해 남성 특히 장년층 남성들의 생활문화 부적응은 더 심각한 양상으로 나타난다. 실제로 노년층의 여가생활 이용과 관련해서 사회단체나 문화센터 등에서 제공되어지는 건강프로그램 이용도는 여성이 압도적으로 높게 나타나고 있다.

마찬가지로 보건소의 각종 프로그램들의 이용에 있어서도 남성들의 참여는 저조하게 나타나며 실제 생활터로 찾아가는 프로그램일지라도 남성들의 참여를 독려하기가 쉽지 않게 나타난다.

또한 여성이 비만이나 영양사업의 경우 민감하게 반응하는데 반하여 남성은 생활습관의 변화를 쉽게 고려하지 않는다. 이러한 점들이 남성의 자발적 참여를 어렵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녀 모두 질병 예방에 대한 관심은 상당하며 성별 특성을 고려한 양성평등 관점에서의 분석이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여성은 임신, 출산, 수유 등 남성과는 생애주기상 다른 특성을 지니고 있으며 성별 특수성을 반영한 건강정책이 필요하다.

성별 특성을 고려한 건강정책을 위해 무엇을 살펴보아야 하는가? 먼저, 기초적으로 건강정책과 관련한 분야별 성별 통계를 생산하고 활용, 성별을 고려한 성인지 예산을 배분하여 성별격차 해소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둘째, 지역별로 건강정책과 관련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지만 성별에 따른 현실과 요구를 파악하려는 노력은 부족하다. 셋째, 지역주민을 대상으로 한 성별 욕구를 파악해야 할 것이며 이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 남성에게는 건강프로그램의 다양성 및 의식 전환, 남성의 참여를 독려할 수 있는 운동기구 및 의료장비 보완을 위한 예산을 배정하고 사용되어야 할 것이다.

넷째, 건강프로그램 홍보는 성별을 고려하여 생애주기별, 생활터별로 어느 정도 수혜 되고 있는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서 기존 이용자나 주변인의 권유로 건강프로그램에 참여하는 비율이 높지만 남성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다수이다. 남성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서는 홈페이지 및 인터넷 홍보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건강정책 입안에서부터 정책 평가에 이르기까지 전반의 과정을 운영하고 있는 실무담당자들에 대한 양성평등 및 성인지적 수준이 향상되어야 한다.

남녀 모두의 참여와 정책의 품질을 높이기 위해서는 건강정책에 적용 가능한 양성평등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성인지 정책의 이해도를 증가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정책결정과정에서 여성과 남성의 상이한 경험과 요구가 균형적으로 반영되기 위해 성인지적 관점을 지닌 남녀 전문가의 균형적인 참여가 필요하다고 판단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