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부터 공원일몰제… 23개 시·군 56곳 공원 조성
재정자립도 낮은 시·군은 대부분 포기로 자동실효
20년 묶인 부지 풀린 땅주인 재산권 행사 가능해져

20년 이상 도시계획시설 공원부지로 묶인 경북도내 315곳 중 82.2%의 259곳이 7월부터 해제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공원부지는 경북 23개 시·군이 20년 이상 사유지 등을 공원부지로 묶어 뒀지만 단체장들의 추진의지 부족과 예산난으로 공원개발을 못해 오다 7월부터 시행되는 도시공원일몰제에 적용, 사전해제하거나 자동실효 되기 때문이다.

일몰제란 시간이 지나면 해가 지는 것처럼 법률 혹은 규제의 효력이 일정 시간이 지나면 자동적으로 해제되는 것을 말한다.

1999년 당시 헌법재판소는 지방자치단체가 사유지에 도시계획시설을 짓기로 하고 오랜 시간 동안 집행하지 않는다면 사유지에 대한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보고 장기미집행 도시계획시설에 대해 위헌 결정을 내렸다.

이에 근거해서 ‘도시공원일몰제’가 생겼다.

하지만 실시계획 인가를 받으면 도시계획시설 해제가 5년간 유예된다.

5일 경북도에 따르면 23개 시·군은 315곳 4천291만2천416m²의 공원부지 중 56곳 459만3천415m²에 대해 실시계획 인가를 받아 공원으로 조성하고 259곳 3천332만2천69m² (사전해제 286만2천905m², 자동실효 3천45만9천164m² )를 해제한다.

포항시의 경우 22곳 중 장성공원 등 8곳을 조성하고 옥명공원 등 14곳을 해제한다.

환호공원과 양학공원, 학산공원은 민간공원으로 조성해 기부채납 받고, 옥명공원은 114만5천835m² 중 730m² 만 조성한다.

경주시는 10곳 중 황성공원, 수렴공원, 오류공원 등 3곳을 조성하고 전촌공원 등 7곳을 해제한다.

시 관계자는 “10곳의 공원을 조성하려면 부지 보상비가 1천억원이 든다”며 “예산 확보가 어려워 3곳 밖에 개발을 못한다”고 했다.

경산시는 24곳 중 14곳은 조성하고 9곳은 해제한다. 64만1천269㎡의 상방공원은 민자개발로 진행되고 있다.

시가 사들여야할 부지는 117만2천861㎡로, 매입비는 700억원대에 이른다. 남매공원 보상비 등 올해 필요한 242억원의 재원은 지방채를 발행해 확보할 예정이다.

공원일몰제를 위한 지방채는 정부가 이자를 보존해 주기 때문이다.

예천군은 12곳 중 2곳을 조성하고 10곳을 해제한다. 어린이공원 5곳은 지난 3월 해제했다. 조성할 남산공원과 서본공원 등 2곳은 6만8천㎡로 보상금이 81억원에 이른다. 남산공원은 53%, 서본공원은 60% 보상했다.

영주시의 경우 철탄산공원과 구성공원, 광승공원 등 4곳은 실시계획 인가를 받아 조성할 계획이다. 6억6천만원을 들여 용역 중에 있다.

상주시는 25곳 170만㎡ 모두 해제한다. 남산공원 등 9곳은 불완전하지만 현재 상태로도 고유 기능을 유지할 수 있어 더 이상 토지를 확보하지 않을 예정이다. 부지를 매입하지 못한 부분(9곳)과 나머지 16곳은 자동실효 될 것으로 보인다.

울릉군은 도동공원과 저동공원 등 2곳 모두 자동실효된다.

군 관계자는 “2곳이 해제되고 나머지 11곳도 공원부지로 묶인지 20년이 되면 자동해제 될 것 같다”며 “울릉에는 한 곳의 공원도 없다”고 했다. 이어 “도동공원과 저동공원을 개발하려면 보상비 포함 개발비가 90억원이 든다”며 “예산확보가 어렵다”고 했다.

도내 재정자립도가 가장 낮은 봉화군은 내성공원, 석천공원, 포저공원, 내성제3호공원, 춘양공원 등 5곳 모두 자동실효된다.

군 관계자는 “5곳의 공원을 조성하려면 보상비 포함 사업비가 830억원이 소요된다”며 “공원조성비는 해당 지자체에서 부담해야 되기 때문에 예산확보가 어렵다”고 했다.

한편, 올해 1월 기준 경북 시·군 재정자립도는 구미 41.3%, 경산 29.4%, 포항 28.3%, 칠곡 26.2%, 김천 25.5%, 경주 23.9%, 영주 18.7%, 성주 18.6%, 고령 18.6%, 영천 18.5%, 청도 18.4%, 울진 16.5%, 문경 16.2%, 상주 15.1%, 군위 13.6%, 예천 13.6%, 안동 12.7%, 의성 11.5%, 울릉 11.3%, 영덕 11.2%, 청송 10.9%, 영양 10.5%, 봉화 7.5% 순이다.
/김규동기자 kd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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