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연휴 맞은 대구·경북 관광지
사회적 거리 아랑곳없이 ‘북새통’
포항 곳곳 차량 정체로 혼잡 극심
일부는 마스크 수칙 무시 모습도

황금 연휴 기간 대구·경북 주요 관광지는 여느 때처럼 인산인해를 이뤘다. 특히 이번 연휴 관광객들의 행동은 정부의 생활방역 전환 및 코로나19 방역의 성공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척도가 된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모았다.

관광객들의 대다수가 마스크를 착용하는 등 개인 감염병 예방 수칙을 준수하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광광객들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는 한계점에 다다른 모양새였다. 내 집 주변 공원 등을 찾는 시민들도 부쩍 늘었다.

지난달 30일 포항시 남구 구룡포시장 앞은 유입되는 차들로 도로에 극심한 정체 현상이 빚어졌다. 이곳은 동해안 해맞이 명소인 호미곶으로 향하는 길목이다. 이날 호미곶해맞이광장 주변으로 한껏 핀 유채꽃을 감상하기 위해 대구와 영천, 구미 등 인근 지역에서 찾아온 관광객들도 인산인해를 이뤘다.

최미혜(28·여)씨는 “친구들과 함께 연휴 기간 1박2일 일정으로 포항을 찾았다”며 “실외에서는 감염이 안된다는 뉴스를 봤기 때문에 마스크를 쓰지 않았다. 실내로 들어갈 때만 마스크를 낄 계획”이라고 말했다.

동해안 최대 전통시장인 포항죽도시장은 연휴 내내 말 그대로 발 디딜 틈조차 없을 정도였다. 죽도시장 주차장에 들어가기 위해서만 약 1시간 정도가 소요됐고, 차에서 내려 내부로 들어가더라도 시장 골목마다 가득 찬 관광객들로 움직이기가 어려운 수준이었다. 죽도시장 내에서도 수산시장은 연일 인파가 넘쳐나며 북새통을 이뤘다.

대형 백화점을 찾는 시민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았다. 지난달 중순께부터 서서히 매출 회복세를 이어가고 있는 백화점들은 5월 이벤트를 통해 고객몰이를 하고 있다. 지난 1일 대구 신세계백화점의 경우, 지상 5층 해외 유명 브랜드에 사람들이 몰려 길게 줄을 서는 등 모처럼만에 활기를 띠었다.

시민들이 더는 ‘집콕’이 아닌, 집 밖으로 뛰쳐나오는 이유에 대해서는 국내 코로나19의 안정세가 가장 먼저 꼽힌다. 최근 들어 전국적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한자릿수에 머무는 등 감염병 사태가 숙지고 있는 상황이 시민들로 하여금 행동반경을 넓힐 수 있게 하는 판단의 기준이 되고 있다.

특히, 연휴동안 널리 알려진 관광지가 아니더라도 집 주변 공원 등에서 모처럼 만의 연휴를 맞아 나들이를 나온 젊은 가족들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었다. 대부분 잔디밭 위에 텐트와 돗자리를 깔고 앉아 담소를 즐기거나 자전거를 타는 등의 일상적인 모습이었다.

지난 2일 오후 포항 환호공원에서 만난 김모(59·여)씨는 “황금연휴가 아깝기도 하고, 마스크를 끼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돌아다녀도 크게 상관이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면서 “이제는 바이러스 걱정을 좀 덜어내고 싶고 멈춰섰던 우리의 일상 생활이 정상을 되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바름기자

    이바름기자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