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들 지급 받은 생계비 들고 시장 찾아 장보고, 외식하고
골목상인들 발길 반가워 방역·소독 등 안전한 손님맞이 최선
내달 정부 지원 시작되면 지역 서민경기 회복에 속도 붙을 듯

국내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창궐한 이후 가장 힘든 시간을 보냈던 대구시가 활기를 되찾고 있다. 특히 지역 첫번째 확진자인 ‘31번 환자’ 발생 후 2개월 넘도록 얼어붙었던 지역경제는 긴급생계자금, 소상공인 생존자금 등 3천억원에 달하는 정부와 지자체에서 마련한 각종 지원금이 풀리면서 서서히 회복의 수순을 밟아가고 있다.

30일 대구 동구 효목동의 동구시장은 코로나19 이후 간간히 문을 열었던 가게와 노점들이 일제히 문을 열고 손님 맞을 채비가 한창이었다.

떡집에서는 김이 무럭무럭 피어 오르고, 방앗간에는 기계돌아가는 소리가 힘차게 들렸다. 식당에서는 연신 고기를 삶아내고, 노점에서는 갓 뜯어온 쑥과 두릅, 취나물 등 봄향기를 자아내는 산나물을 펼쳐 놓는 등 제각기 분주한 모습에 활력이 감돌았다.

이곳에서 20여년동안 국밥집을 운영해 온 이모(63·여)는 “요즘 단골손님들이 다시 찾아오기 시작한다. 시장을 찾는 이들도 점점 늘어나고 있어 상인들 역시 손님맞이를 위해 힘을 뭉치고 있다”며 “긴급생계자금으로 지급된 상품권을 들고 찾는 손님들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을 찾은 시민 서모(54)씨는 “어제 긴급생계자금을 받고 처음 시장을 찾게 됐다. 이전에 왔을 때와는 달리 사람들도 늘어난 것 같고, 문을 연 상가가 많아졌다”면서 “지역 경기활성화를 위해서 필수적인 소비인 것 같다”고 강조했다.

지난달 29일 오후 수성구의 한 식당가에는 마스크를 쓰고 식당을 찾은 4인 가족은 오래간만에 외식을 한다며 한껏 들뜬 모습이었다.

김모(58)씨는 “매일 집에서 가족들과 배달음식만 시켜먹다 긴급생계자금이 들어와 외식을 나왔다”며 “2개월 간 잘 참고 견뎌 준 가족에게 주는 상이라고 생각한다. 장을 보거나 다른 곳에 사용도 가능하지만, 외식을 통해 소비를 하면 지역 식당가에도 도움이 되는 선순환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식당 주인 이모(40)씨는 “일주일 전부터 고객들이 식당을 다시금 찾고 있다. 코로나로 지옥같았던 시간이 얼른 지나가길 바란다”면서 “식당가도 각자의 방식대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해 방역 및 소독을 하고 있으니 안심하고 방문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대구공항도 서서히 활기를 찾고 있다. 지난달 26일부터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이 각각 하루 4편, 6편 제주행 노선 운항을 재개하면서 공항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지난달 29일부터는 제주항공과 진에어가 각각 하루 4편, 8편씩 비행기 운항을 시작해 대구∼제주 노선 운항 편수는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까지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 항공업계는 석가탄신일과 근로자의 날, 어린이날 등 휴일이 잇따르면서 연휴기간 하루 평균 대구공항 이용객이 4천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인한 감염 우려와 사회적 거리두기로 올스톱된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지원한 긴급생계자금 등도 지역 서민경제 활력에 한 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긴급생계자금 등으로 총 2천921억원이 대구시민에게 전달됐다.

오는 11일 전국민이 혜택을 볼 수 있는 정부 긴급생계자금이 지원되기 시작하면 지역 서민경기는 더욱 회복속도가 빨라질 전망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19 지역 감염이 안정세를 보이고 있고 긴급생계자금 지원 등 서민경제부문도 서서히 활기를 찾고 있는 모습이 보이고 있다”면서 “코로나19 종식을 선언하기까지 범시민대책위에서 채택한 7대 생활수칙을 철저하게 준수해 코로나19 재유행을 대비하는 동시에 무너진 서민 경제를 살리기 위한 경제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