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등학생 10명 중 7명 이상(74.8%)이 사교육을 받고 있으며, 사교육 참여시간은 주당 6.5시간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전체 사교육비는 약 21조 원 규모로 전년도 19조5천억 원보다 1조5천억 원이 늘어나 7.8%의 증가를 보였다. 교육부는 사교육비 증가의 원인을 ‘가구 소득 증가에 따른 당연한 결과’라고 태연하게 말하고 있다. ‘공교육의 황폐화’를 의심할 수밖에 없는 이 빗나간 정책 현실을 언제까지 방치할 건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통계청과 여성가족부가 27일 발표한 ‘2020년 청소년 통계(2019년 기준)’에 따르면 초등학생은 10명 중 8명(83.5%), 중학생은 10명 중 7명(71.4%), 고교생은 10명 중 6명(61.0%)이 사교육을 받았다. 초·중·고교생의 사교육 참여율은 2016년 67.8%에서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으며, 참여시간도 2015년 5.7시간에서 해마다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고등학생의 절반(45.9%) 정도는 6시간에도 못 미치게 잠을 자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3월 교육부가 발표한 ‘2019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에서 2019년 1인당 평균 사교육비는 32만1천 원으로 전년 대비 무려 10.4%가 증가해 2007년 조사가 시작된 후 가장 큰 폭으로 상승했다.

교육부는 사교육비 급등의 원인으로 ‘가계소득 증가, 자녀 수 감소, 복잡한 대입 전형방식, 지역사회의 다양한 방과 후 활동 증가와 방과후학교 참여율 감소, 자사고·특목고’ 등을 꼽았다. 그러나 이런 원인 분석은 명백히 잘못된 진단이고 통계 곡해에 해당한다는 지적이 많다. 두말할 필요도 없이 사교육 비율이 급증하는 것은 공교육이 붕괴되어 학교가 제 역할을 못 하는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 강화되고 있는 공교육의 하향평준화가 지난 3년간 폭발적인 사교육비 급등 현상으로 나타나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시점이다. 공교육이 황폐화되고 사교육이 초·중·고 교육을 주도하는 것은 국가적 재앙이다. 특히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춰 현실에 맞는 다양하고 창의적인 교육 시스템으로 공교육을 과감하게 혁신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