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10일까지 대백프라자갤러리

최영림作 ‘백조’
한국 화단에 큰 족적을 남긴 서양화가 고(故) 최영림 화백의 드로잉전이 28일부터 5월 10일까지 대구 대백프라자갤러리 전관에서 열린다.

‘토속과 해학의 작가’로 불렸던 최 화백은 해방 이후 국내 화단에 목가적 서정주의를 표방한 새로운 화풍을 개척했다. 1916년 평양에서 태어난 그는 전통적인 설화를 비롯해 고대소설, 민담을 바탕으로 화면에 ‘이야기’를 담아냈는가 하면 벌거벗은 여성 이미지를 소재로 에로틱한 미감을 은은하게 살려냈다.

이번 드로잉전에서는 인체와 풍경, 정물 등 다양한 주제를 표현한 드로잉 작품 60여 점과 ‘흑색시대’, ‘황토색 시대’, ‘설화시대’로 구분되는 주요 유화작품, 판화 등 총 70여 점이 선보인다.

최영림의 드로잉 작품 중 대다수를 차지하는 여인상들은 현실 속 여성이 아니라 작가가 생각하는 이상적 여인의 모습으로 그려졌다. 전후 피폐한 현실이 아니라 낙원에서 노니는 여성 혹은 모자의 모습이 자주 등장하는데 이러한 여인들은 신비로운 자연과 함께 그려져 있다. 꽃이 만발하고 새들이며 짐승도 어울려 합창하는 봄동산에서 꿈을 꾸는 듯 작품 속 여인들은 밝고 청순하며 옷가지마저 훌렁 벗어버린 채 뛰어논다. 그 나부들은 특히 최영림만의 독특한 해학성과 매혹적인 에로티시즘 예술을 낳고 있다. 이러한 인물들은 온갖 꽃이 피어있는 낙원의 자연 환경 속에 그려져 순수한 화면을 창출하고 있다.

김태곤 대백프라자갤러리 큐레이터는 “대백프라자갤러리 특별기획으로 마련되는 ‘최영림 드로잉전’에서는 인간의 실존과 사물의 본질적 문제를 무겁지 않은 표현 양식과 경쾌한 조형언어로 탐구해 온 최영림에게 드로잉이 갖는 다양한 의미를 각 시대별 대표작들을 통해 살펴보는 의미 있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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