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안동에서 일어난 산불은 사흘간 이어지면서 임야 800여ha와 민가 등을 불태웠다. 소방관과 지자체 공무원, 군인 등 3천여 명이 산불진화에 동원됐고 소방차 120대, 소방헬기 등이 투입됐다. 또 인근주민 1천 여 명은 긴급 대피를 했다.

이날 산불은 강풍이 동반되면서 더 크게 번져 고속도로를 넘나들 것이 우려돼 중앙고속도로 일부 구간의 차량통행이 통제됐다. 또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안동 병산서원이 화마 위험에 들어서면서 문화재 당국을 긴장시키기도 했다.

지난해 4월 4일과 5일 강원도 고성·속초와 강릉, 동해, 인제 일대를 덮친 산불은 단일 화재로는 우리나라 역사상 가장 많은 소방차를 동원한 기록을 남겼다. 산림 1천700여ha와 주택 등 시설물 916곳이 전소되는 피해도 냈다. 2명이 숨지고 11명의 부상자도 발생했다. 이곳 5개 지역은 특별재난지역으로 전격 지정됐다.

안동에서 산불이 발생하기 하루 전 23일 산림청은 산불재난국가위기 경보를 주의에서 경계로 한 단계 상향하는 조치를 했다. 그러나 안동에서는 이를 비웃듯 산불이 일어났다. 주말임에도 수천 명의 공무원 등이 동원돼 산불 진화에 애를 먹었다.

봄철은 건조한 날씨와 강풍이 자주 발생, 산불 발생 위험이 매우 높다. 산림청 통계에 의하면 우리나라 산림면적 피해의 45%가 4월에 발생한다. 봄철인 3∼5월에 피해가 거의 집중돼 있다.

계절적 요인에 의해 산불 발생 위험이 높지만 발생 원인은 입산자의 부주의가 가장 많다. 그래서 산불은 예방 이상의 더 좋은 대책이 나오기 어렵다. 당국의 산불 계몽활동과 사전 감시활동이 중요한 이유다. 산림은 목재 등 경제적 소재로서 훌륭할 뿐 아니라 홍수나 산사태, 산지 경사면 붕괴예방 등의 국토보존 가치도 많다. 해방 후 벌거숭이 상태였던 우리의 민둥산을 지금처럼 울창한 산으로 가꿔놓은 그간의 노력을 산불로 태워 버릴 수는 없다.

해마다 반복되는 봄철 산불을 좀 더 과학적으로 예방할 방법은 없는지 찾아봐야 한다.

2005년 강원도 양양에서 발생한 산불로 우리는 우리문화재인 낙산사를 잃은 기억이 있다. 산불 예방은 단순히 산림만 지키는 것이 아니고 국토를 보존하는 일이란 생각으로 예방에 적극 나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