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언젠가 화성에 가겠지만’

김강 지음·아시아 펴냄
소설집·1만3천원

‘우리 언젠가 화성에 가겠지만’(아시아)은 단편소설 ‘우리 아빠’로 제21회 심훈문학상을 받으며 작품 활동을 시작한 김강 작가의 첫 번째 소설집이다.

심사 당시 구모룡·홍기돈 문학평론가, 방현석 소설가에게 “발랄한 상상력에 현실의 질감을 부여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을 받은 ‘우리 아빠’를 포함해 모두 9편의 단편소설이 실려 있다

작품집에 수록된 다수의 작품들은 근미래를 배경으로 다채로운 상상력을 선보이면서도 지금 이 순간 한국에서 발붙이고 사는 사람들의 내면을 선명하게 담아냈다. 우주로 날아가는 이벤트가 그리 낯설지 않은 시대에도 사람들은 한없이 인간적인 면모를 드러내며 갈등하고 좌절한다.

‘알로하의 밤’은 ‘알로하’라는 특이한 성씨를 가진 동명이인들의 모임을 유머러스하게 그려냈다. 그저 성씨가 ‘알’이라는 이유로 겪는 차별과 오해들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차별적인 시각들을 보여준다. ‘잘 자, 병철’은 역 대합실에서 살아가는 노숙자 ‘병철’의 하루를 그리고 있다. 그야말로 하루하루를 생존하는 것에 급급해 보이는 삶이지만 “권력 구조 바깥으로 이탈하여 그에 맞서는 병철의 면모 및 방식은 아나키즘에 접근해 있다“(홍기돈, 해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