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말 기준 미분양 수 204가구
정점이던 2017년 비하면 ‘10%’
관리 해제땐 제도 생긴 후 최초
코로나 장기화가 새로운 변수

포항지역 부동산 경기가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고질적이던 미분양도 크게 해소돼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지정·관리하는 미분양관리지역 꼬리표를 올해 8월이면 뗄 전망이다. 다만, 코로나19로 인한 세계적인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 집값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우려도 있다.

18일 포항시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포항지역 미분양주택 수는 204가구다. 이는 포항지역 미분양이 정점을 찍었던 지난 2017년 11월 2천470가구와 비교하면 10분의 1 수준이다.

포항은 정부가 미분양관리지역 제도를 시작한 2016년 10월부터 단 한 차례도 거르지 않고 지정·관리를 받아왔다. 이런 지역은 포항을 비롯해 경기 안성시, 충북 청주시, 경남 창원시 등 전국 4곳뿐이다. 특히, 포항은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이 한 때 70%를 넘기면서 체질 개선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는 지역 주력산업인 철강산업이 장기간 어려움을 겪는 가운데, 흥해 초곡단지 등 대규모 신규 주거단지 개발이 이어지면서 아파트 공급과잉 현상이 빚어졌기 때문이다. 더구나 미분양이 최고조에 달했던 이 시기에 11·15 포항지진이라는 악재까지 겹치며, 부동산 경기가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지역 부동산 경기는 지난해부터 조금씩 회복되기 시작했다. 포항지진이 지열발전소가 촉발한 인공지진이었다는 사실이 밝혀지고, 미분양이 대거 몰렸던 북구 흥해읍을 중심으로 도심재생사업 등이 예정되면서 부동산 경기가 활기를 띠기 시작했다. 그 지역 부동산경기의 바로미터인 미분양도 빠른 속도로 줄었고, 올해 1월 500가구 선이 무너졌다. 미분양관리지역은 미분양주택 수가 500가구 이상일 때 선정되므로, 미분양관리지역 지정도 피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제41차 미분양관리지역’ 적용기간이 6개월 이어서, 오는 7월 31일까지는 지속적인 관리를 받을 전망이다. 부동산 경기가 살아나면서 일부 수천만원씩 내려갔던 집값도 회복하는 추세다.

확인결과 포항시 북구 흥해읍 초곡리 초곡삼구트리니엔시티 전용면적 84.9753㎡의 경우 지난해 초 2억790만원∼2억1천290만원으로 거래됐으나, 올해 들어 2억3천690만원∼2억5천490만원까지 올랐다. 북구 양덕동 양덕삼구트리니엔 전용면적 84.9805㎡도 지난해 초 1억7천500만원∼1억8천200만원으로 거래되다가 최근 1억9천100만원∼2억3천900만원까지 가격이 올랐다. 포항지역 일부 부동산 전문가들은 포항지역 부동산 경기가 바닥을 쳤던만큼 올라갈 일만 남았다며 낙관적으로 바라보면서도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 집값 하락을 불러올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익명을 요구한 영남대학교 한 교수는 “2008년 글로벌금융위기 당시 꾸준히 오르던 집값이 전국적으로 하락세를 이어갔다. 대외 경제의존도가 높은 우리나라 특성상 집값은 세계경제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면서 “만약 코로나19 사태가 올해 말까지 이어진다면 실물경제가 위기를 겪고, 이는 부동산가격 폭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이러한 예상은 서울과 수도권 등의 고가주택에 크게 해당하는 사안이며, 포항은 그동안 워낙 부동산경기가 좋지 않았던 터라 상황을 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안찬규기자 ac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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