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선덕여고, 전국 최초 ‘미디어커뮤니케이션의 이해’ 개설 인기
‘실용영어’ 통해 실시간 영어작문 첨삭지도까지 온라인 공동 교육

선덕여고 류봉균 교사가 온라인 공동 교육과정인 ‘미디어커뮤니케이션의 이해’ 과목 시간에 학생들과 화면으로 토론을 진행하고 있다. /선덕여고 제공
#.“앵커가 되는 것이 꿈인데 그동안에는 학교에서 들을 수 있는 언론 관련 분야 과목이 없었어요. 온라인 공동 교육과정에 ‘미디어커뮤니케이션의 이해’라는 과목이 생겼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수강 신청을 했습니다. 배우고 싶었던 분야를 공부할 기회가 생겼어요.”-포항 이동고 2학년

#. “저는 비디오 저널리스트가 되고 싶어서 ‘미디어커뮤니케이션의 이해’ 과목을 신청했어요. 이 수업을 듣고 나면 좀 더 구체적으로 진로 계획을 세울 수 있을 것 같아요”-구미 선산고 3학년

경주 선덕여자고등학교(교장 권영라)가 학생 수요 중심의 온라인 공동 교육과정 운영을 통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선도할 교육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올해 고교학점제 선도학교 지정에 따라 앞서 교사들을 상대로 관련 연수를 실시하고, 원격수업에 대비한 전용 스튜디오를 설치하는 등 만전을 기하고 있다.

선덕여고는 경북형 고교학점제 안착을 위해 학생 맞춤형 교육기회 제공을 목표로 삼았다. 학생들의 능동적인 참여를 유도하기 위한 교육과정 설계에 무게를 두고, 배우고 싶은 과목을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교육환경을 조성하는 데 집중했다.

지난해에는 오프라인 공동교육과정 11개를 운영해 수강생 140명으로부터 ‘만족도 90% 이상’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올해는 판이 커졌다. 오프라인(20과목) 뿐만 아니라 온라인 공동 교육과정(10과목)을 추가로 개설했다. 경북지역 학생들이 지리적 제약 없이 어디서든 온라인망을 통해 원하는 과목을 배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수강생도 400여 명으로 늘었다.

이번 온라인 공동 교육과정에서 학생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은 과목은 바로 ‘미디어커뮤니케이션의 이해’다. 언론 분야 진출을 목표로 하는 학생들을 위해 실습 위주로 교육 과정을 설계한 것이 인기 요인이다.

지도를 맡은 류봉균 교사는 대학에서 국어국문학과와 신문방송학과 수료 후, 대기업 홍보팀에서 근무한 이력을 갖고 있다. 영상 제작 및 송출 관련 실무 경험까지 갖춰 비디오 저널리스트 양성과정까지 운영한다.

박영목 교감은 “처음엔 학생 7명을 모집해 미디어 이론과 기사쓰기, 인터뷰 등 실무 위주의 수업을 진행하려고 했으나 신청인원이 많아 원격수업에 적합한 최대 인원인 13명으로 학급 편성을 확대했다”며 “마감 후에도 모집인원을 늘려 달라는 요청이 쇄도했다. 학생뿐만 아니라 학부모들의 관심도 커 오는 여름학기나 2학기에는 수강 인원을 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선덕여고는 온라인 교육으로 영어작문 첨삭지도까지 진행한다. 원격 수업으로 이뤄지는 ‘실용영어’ 과목은 학생들의 영어 작문 능력을 높이기 위해 실시간 첨삭 형태로 운영된다.

영어교육학을 전공한 김현정 담당교사는 어려서부터 전 세계 여러 문화권에서 생활한 덕분에 영어뿐만 아니라 스페인어, 중국어, 타갈로그어 등 5개 국어를 구사한다. 작문 원리와 함께 영어 지문을 빠르고 정확하게 이해하는 독해 비결을 전수하면서 첨삭지도를 병행할 계획이다.

최근 첫 수업을 마친 김현정 교사는 “화상으로 진행된 온라인 수업인 데도 학생들의 열정과 적극성이 느껴졌다”며 “막상 수업을 해보니 고교학점제 시행이 필요한 이유와 목적을 체감할 수 있었다. 앞으로 원격교육 플랫폼을 활용해 오프라인보다 더 효율적인 학습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소감을 전했다.

선덕여고는 다음 달 9일부터 오프라인 공동 교육과정 운영에 들어간다. ‘국제관계와 국제기구’ 등 7개 과목을 개설해 지역 학생들을 대상으로 전문교육을 지원할 계획이다.

권영라 교장은 “고교학점제는 교육과정 설계에 따라 성과가 좌우되는 만큼 학생들의 다양한 수요를 아우르는 것이 중요하다”며 “오는 2025년 고교학점제 전면 시행에 앞서 아이들에게 최적의 교육 환경을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민정기자 mj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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