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재철 만난 김종인
“도와달라 해서 알았다 했다”
김태흠 “무책임한 월권행위”
김종인 비대위 반대 의사 피력
거대 여당 된 더불어민주당
원내사령탑 경선 경쟁 치열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등 여야가 4·15 총선 이후의 당내 개편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위성정당인 더불어시민당과 함께 단독 180석을 이룬 더불어민주당은 ‘겸손’을 강조하고 몸을 낮추면서도 원내사령탑 등 거대 여당을 이끌 지도부 선출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참패’를 경험한 미래통합당은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들어갈 것으로 예측된다.

우선 미래통합당은 김종인 비대위원장 체제로 당내 혼란 수습과 재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정당 해체’ 등의 고강도 주문이 있을 수 있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김종인 전 통합당 총괄선대위원장은 지난 18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심재철 원내대표와 만났다. 차 한 잔 했다”면서 “심 대표가 ‘도와달라’고 해서 ‘알았다’ 했다”고 전했다. 당초 “내버려두라”며 비대위원장을 거절했던 김 위원장이 전면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힌 셈이다.

다만, 김 전 선대위원장은 “통합당에서 공식적으로 제안이 온 것은 없다”면서 “때문에 나도 공식 반응을 한 적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통합당은 조만간 당선인 총회 등을 통한 당내 의견 수렴과 전국위원회 등을 거쳐 ‘김종인 추대’에 들어갈 방침이다. 다만, 이번 총선에서 당선된 일부 다선 의원 중심으로는 비대위 대신 조기 전대를 주장하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김태흠 의원은 19일 ‘당의 진로에 대한 고언’이라며 현 지도부가 추진 중인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에 대한 원칙론적인 반대 의사를 피력했다.

김 의원은 이날 자신의 SNS에 올린 글을 통해 “공당의 중요한 결정은 원칙(당헌, 당규)과 절차에 따라야 한다”며 “그런 면에서 심재철 대표권한대행과 지도부 몇몇이 일방적으로 비대위 체제를 결정하고, 심 대행이 비대위원장 후보로 김종인 전 총괄선대위원장을 만난 것은 심히 유감스럽고 부끄럽기까지 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총선 결과에 책임이 있고 총선에 실패한 심 대행이 당의 중요한 미래가 걸린 사안을 당내 논의 없이 결정하고 외부인사에게 당을 맡아 달라고 하는 것은 원칙과 상식에도 벗어나고 무책임한 월권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총선 참패에 무한 책임이 있는 지도부가 할 일은 당원들의 의견을 듣는 장을 마련하는 것이고, 당의 진로는 최소한 당선자들의 의견을 들어 결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거대 여당이 된 더불어민주당은 ‘원내사령탑’ 선출을 위한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다.

다음달 초 신임 원내대표 경선이 예정된 민주당에선 경쟁이 치열하다. 후보군 면면과 숫자부터 만만찮다. 21대 국회에서 3선이 되는 의원들부터 4·5선 중진까지, 현재 거론되는 의원만 10여 명이다.

현재 원내대표 하마평에 가장 많이 거론되는 인물은 지난해 원내대표 경선에서 탈락한 김태년·노웅래 의원이 있다.

이들은 21대 국회에서 4선 의원이 된다. 정책위의장을 지낸 김 의원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인 노 의원은 이미 출마 의사를 타진한 상태다.

당내 중직을 맡은 의원들의 출마도 거론된다.

조정식 정책위의장과 윤호중 사무총장이 주인공이다. 조 정책위의장은 21대 국회에서 5선, 윤 사무총장은 4선 의원이 된다. 또 21대 국회 3선 의원 중에선 ‘친문’(친문재인) 핵심인 전해철 의원이 일찌감치 당내 원내대표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외에 국회 국방위원장을 맡고 있는 안규백 의원(4선), 수석대변인을 지낸 홍익표 의원(3선), 박홍근 의원(3선) 등도 원내대표 출마를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박순원기자 god02@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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