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잠룡 김부겸 따돌린 주호영
바뀐 선거구서 중진의 위엄 보여

이번 4·15 총선에서 가장 비운의 정치인은 미래통합당 대구 수성을 이인선 후보다. 그는 대구·경북지역에서 통합당 공천자 중 유일하게 낙선했다.

당초 이인선 후보는 ‘보수 결집’과 함께 무소속 돌풍의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를 이길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3월 경선 당시만 하더라도 제20대 총선에서 주호영 후보와 맞붙어 패했던 과거를 충분히 복구할 것으로 관측됐다.

하지만 15일 시작된 개표는 날짜를 넘겨 새벽 2시께 홍 전 대표의 신승으로 결정났다..

이 후보는 “나는 지난 대선에서 홍준표 후보의 대권 당선을 위해 온몸을 바쳐 도왔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홍준표가 나를 막고 있다. 이는 도의가 아니다”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이인선의 불운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20대 총선 당시에도 대구 중·남구에서 예비후보로 등록해 열심히 표밭갈이를 하다가 당의 여성전략공천으로 선거일을 2주 정도 남겨두고 수성을로 지역구가 변경되면서 충분한 선거기간을 갖지 못한 채 당시 무소속의 주호영 후보에게 패했다.

 

이번 당 공천도 상당한 우여곡절을 겪었다. 주호영 후보가 지역구를 수성갑으로 옮겨지면서 이곳에 예비후보로 등록했던 정상환 변호사와 당내 경선을 벌여야 했다.

더욱이 통합당 후보로 결정되기도 전에 당 공천에서 컷오프됐던 홍준표 후보가 대구 수성을에 둥지를 틀면서 또다시 암초를 만났다.

홍 후보와의 인지도 격차를 줄이기 위해 당 공동선대위원장을 비롯한 지역 현역의원들의 지원 유세 등 당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지만, 홍 후보와 800여 표 차이로 따라붙는 승부를 알 수 없는 박빙으로 몰고 간 모습에 만족해야 했다. 대선후보와 맞장을 둬 정치신인이 이 정도의 결과를 내리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무소속의 홍 후보는 수성을 출마를 선언하는 자리에서 15% 정도의 차이로 낙승할 것으로 예상하며 “이인선 후보에게 미안하지만 2년 뒤 대선 후 기회가 있다”고 언급하기까지 했다. 결과는 2.8% 포인트 차이로 끝이나 대선 후보였던 홍 후보로서는 당초 예상과는 달리 상당히 곤혹을 치룬 선거전으로 기억될 전망이다.

이인선 후보는 홍준표 후보의 당선이 결정되자, 보도자료를 통해 “선거 결과를 겸허히 받아 들인다”며 “홍 후보의 당선을 축하하고 더욱 열심히 하라는 큰 가르침으로 여기며 성찰의 시간과 저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영태기자

    김영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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