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이후 민심은 빠른 속도로 냉정을 되찾고 있다. 대승을 거둔 더불어민주당에 대한 첫 번째 민심은 ‘오만’에 대한 경계심이다. 이번 총선은 ‘야당 심판’이라는 전례 없는 여당의 캠페인이 먹혀든 선거였다. 여당은 자신들이 잘해서 국민이 밀어준 것으로 오해하여 ‘독단 정치’의 면허를 준 것으로 착각해서는 안 된다.
말뿐이 아닌, 진정 겸허한 자세로 국정운영의 무한책임자로서의 의무를 다해야 한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야당을 무시하고 범여권을 아울러 힘으로 밀어붙이는 ‘승자독식’ 정치를 지속해서는 안 된다. 지금이야말로 야당의 존재를 인정하는 통 큰 ‘협치(協治)’의 미덕을 살려야 한다. 국민을 더 이상 분열의 뻘밭으로 내몰아서는 안 된다.
참패를 당한 미래통합당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 총선을 앞두고 통합당은 사실상 국민이 원하는 일을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지향점이 무엇인지 정리하여 보여주는 일부터 실패했다. 대통령 비난하는 이벤트 말고 한 일이 없다. 더욱이 후보 공천 과정에서 고질적 계파정치의 폐해마저 드러냈다. 무소속 출마로 생환한 당선자들이 이를 여실히 입증한다.
이제 야당은 모조리 갈아엎어야 한다. 여당이 아무리 잘못해도 국민은 미덥지 못한 야당을 선택하지는 않는다는 진실을 뼈에 새겨야 한다. 혁신도, 구태청산도, 미래비전 제시도 못 하는 정당은 무의미하다. 무조건 반대만 하는 야당의 관성도 개선해야 한다. 그런 구닥다리 야당 행태를 견뎌주기에 지금 우리 국민은 처지가 너무나 딱하다. 미래통합당은 다시 시작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