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정치 일번지’ 종로 승리
이낙연, 차기 대권 본격 발돋움
황교안 “모든 당직 내려놓겠다”

유승민, 홍준표, 김부겸

4·15 총선이 여대야소(與大野小) 구도가 유력시되는 가운데 주요 대권 주자의 희비도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특히 미래통합당의 강세 지역인 대구와 경북에서 통합당이 사실상 싹쓸이를 하면서 대구·경북 출신 대권주자 3인방의 정치적 입지도 큰 변화를 맞게 됐다.

더불어민주당 김부겸(대구 수성갑) 후보는 대권 가도에 적신호가 커졌다. 통합당 주호영 후보에게 패배하면서 김 후보의 행보에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어서다. 김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 대권 출마를 선언한 바 있다.

그는 “민주화와 산업화의 주역이었다가 외톨이가 된 대구의 자존심을 지키고, 대구를 새로운 나라의 기둥으로 세우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대구와 경북 지역에서 민주당이 모두 패배하면서 정치적으로 치명타를 입게 됐다.

다만, 민주당 대구·경북 후보 중 가장 높은 득표를 기록했고, 여권 내 TK출신 인사, 지역주의 타파의 상징이라는 점은 김 의원에겐 강력한 무기다. 비록 총선에선 패배했으나 TK 민주당의 중심이라는 점 때문에 여전히 TK 내 여당 대선 후보로 거론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향후 어떤 행보를 보이느냐가 최대 관심사다. 당장 오는 8월 전당대회에 출마를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당 지지세가 약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던 만큼, 이번 전대에 출마해 당내 지지세를 확보할 가능성이 있다. 이를 발판 삼아 대권에 도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미래통합당 유승민 의원은 이번 총선을 통해 TK지역을 기반으로 대권주자로 다시 나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유 의원은 TK지역에서 배신자 프레임에 갇혔으나 이번 총선에서 유승민계로 불리는 김희국(군위·의성·청송·영덕) 후보, 강대식(대구 동을) 후보, 류성걸(대구 동갑) 후보가 당선됐기 때문이다. 당내에서 일정 지분을 확보한 이상 당내에서도 유 의원에게도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대구 수성을에 출마한 무소속 홍준표 후보는 통합당 이인선 후보와의 초박빙 승부 끝에 승리하며 대권 도전에 나설 수 있게 됐다. 통합당이 무소속 인사를 복당시키지 않겠다는 방침을 내세웠으나 통합당이 패배하면서 홍 후보도 결국 복당시키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특히 보수진영 대권 주자들이 이번 총선에서 살아 돌아오지 못하면서 홍 후보는 TK지역 지지를 바탕으로 대선 행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강한 이미지와 보수 외연 확대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약점이다.

통합당 황교안 대표의 경우 대권 행보에 빨간불이 켜졌다.

야권 차기 대권 주자 1위였지만 총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당대표직을 내려놨다. 그는 “국민께 죄송하다. 나라를 잘못되는 것을 막지 못했다”며 “모든 책임은 내가 지겠다. 총선 결과에 책임지고 모든 당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이런 가운데 대선 후보 중 이번 선거의 최대 수혜자는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후보다. 가장 먼저 대권가도에 올랐다는 평이다. 정치 1번지 서울 종로에서 승리했고, 민주당의 공동상임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전국구 정치인으로서 존재감을 보여줬다. 당장 8월 전당대회 출마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민주당 당헌·당규는 대선 후보가 1년 전부터 당직을 못하도록 되어 있다. 그러나 당내 입지를 굳히는 차원에서 출마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다수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는 정치인으로서의 생명을 연장하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창당 두 달도 안돼 원내 정치인을 배출했기 때문이다. 다만, 안 대표의 평가는 최종 비례 의석수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비례 의석수는 16일 최종 확정된다. 5명의 비례대표 의원을 당선시키면 선방이라는 분석이다. /박형남기자7122love@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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