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철 문

손님뿐

끝없이

들고나는 손님뿐

주인 없네

둘러봐도

부엌으로 방으로 툇마루로 헛간으로

오고가도

발밑까지 하늘까지 올려봐도

주인 없네

푸른 산

쓰르라미 울음 속에

깨어 있는 산

주인 없이

푸른

산속에

귀틀집 한 채

명아주 바랭이 개여뀌 고마리

강아지풀 쇠무릎 질경이

기르는

서까래 이 우는

시인의 섬세한 시선은 허물어져 가는 빈집에 가득 찬 공허함과 쓸쓸함에 가 닿아 있음을 본다. 그러면서 우리네 몸도 영혼이 잠시 머무는 집이고 우주 삼라만상 또한 여러 생명체가 잠시 깃드는 집이라는 인식을 펴보이고 있다. 빈집은 정체되고 머물러 있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변하고 움직인다는 것이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