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예찬한동대 언론정보문화학부 4학년
최근 나홀로 이발에 도전했다. 이발도구를 마련하고 유튜브에 ‘남자 머리 셀프 자르기’ 따위의 검색어를 입력했을 때 나오는 영상들로 독학했다. 아직은 손감각이 설익은 탓에 결과물은 우스꽝스럽다. 이 이야기가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 세 가지를 발견했다.

첫째, 민생이 어렵다. 이발비 만원도 손을 덜덜 떨면서 냈는데, 지금은 이를 훨씬 상회하는 수준으로 인상됐다. 어디 이발비 뿐일까? 오르는 물가에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며 민생, 특히 자영업자들에게 이번 봄은 남의 봄 같다. 사전투표가 26.69%의 역대 최고 투표율을 기록한 것에는 밀집 인파를 피하고자 하는 마음도 있었겠지만 이 시국에 대한 타개책과 전환점이 이번 4·15 총선으로 마련되기를 바라는 마음의 반영이기도 할 것이다. 4·15 총선에 출마한 모든 후보자들은 국민들의 이러한 현실에 공감하고 귀를 기울여 민생 안정을 이번 총선의 최우선 과업으로 생각해주시기를 바란다.

둘째, 요즘 세대는 벽을 깨뜨리는 세대이다. 나홀로 이발은 개인의 작은 도전이었지만, 분명 이 세대는 도전에 관대하다. 방송국에 의한 방송만이 당연했던 시대를 끝내고 1인 미디어 생태계를 구축한 점, 다른 세대(26.7%)에 비해 20대 여성 후보자 비율이 높은 점(65.7%)은 이 세대가 그간 금단의 벽으로 여겨졌던 사회 각 영역을 어떻게 깨뜨리고 뛰어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거창한 후보 출마까지 가지 않더라도, 이번 총선에서 특정 후보자 캠프에 참여해 직접 선거운동을 하거나, 투표참관인으로 자리하는 또래 지인들의 경우가 흔하게 보일 만큼 정치참여에 대한 열망도 높아졌다. 이번 4·15 총선이 젊은 열망에 부응하여 정치권과 대한민국에 새 바람을 불러일으키기를 바란다.

셋째, 그래도 전문가가 낫다. 머리 손질의 전문가는 미용사이고, 정치의 전문가는 국회의원이다. 머리를 스스로 자르려니 시행착오도 많고, 바쁜 일정 속에서 시간을 따로 빼야 하며 뒷정리 등 신경 써야 할 점이 많아 여간 어려운 게 아니었다. 대의민주주의가 나온 배경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모두가 정치에 참여하는 것보다는 대표자를 선출하는 게 개인에게나 사회에게 득이 더 많다. 4·15 총선 후보자들은 이 점을 다시 한번 생각하며 지금의 그 자리가 국민을 대신하여 나온 자리임을 기억해주시기를 바라며, 더 나아가 국민들로 하여금 대의민주주의를 불신하고 회의하는 일이 없도록 해주시기를 당부 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