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은 머리로 쓰는 것이 아니라 마음으로 쓰는 거예요. 생각을 정리한 다음 글을 쓰려 하지 말고 글이 글을 쓰게 해 보세요.”생각학교 ASK에서 제가 글쓰기 수업을 할 때는 늘 강조하는 부분입니다. 말로 설명하는 데는 한계가 있어 잠깐 화면을 켜고 비디오 클립을 보여줍니다. 숀 코너리 주연의 영화 ‘파인딩포레스터’ 한 장면입니다.

뉴욕의 한 건물에 은둔해 사는 대 작가 윌리엄 포레스터가 동네에 사는 흑인 소년 자말에게 글쓰기를 가르치는 내용입니다. 어려운 형편에도 농구 장학생으로 명문 사립 고등학교에 다니는 자말이 우연한 기회에 포레스터를 만납니다. 친구들과 허세를 부리며 내기를 하던 중 자말이포레스터의 집에 무단 침입을 합니다. 발각되자 놀라 꽁무니를 빼면서 가방을 깜빡하지요. 자말의 노트를 본 포레스터는 아이의 글 솜씨를 알아보고 자연스레 우정을 쌓는 관계로 발전해 나갑니다. 자말이 한 번은 이렇게 묻습니다. 그는 노인이 작가라는 사실을 잘 모르고 있지요.

“아저씨는 혹시 글쓰기 대회에서 상 같은 것 타 본 적이 있어요?”

“그게 네가 묻는 정확한 의미인지는 모르겠지만 한 번 상을 타 본 적이 있긴 하지.”

“오! 정말요? 대회에서 일등 하셨어요?”

“글쎄다, 남들은 그걸 퓰리처상이라고 하더구나.”

자말에게 본격적인 쓰기를 가르치면서 은둔 작가 포레스터는 타자기를 갖다주고 뭐든 써 보라 합니다. 자말은 생각에 잠기죠. 포레스터는 한참 동안 멍하니 타자기를 바라보는 자말에게 말합니다.

“자말, 내가 하는 것을 잘 보렴.” 타자기 앞으로 가서 앉더니 피아노 연주자가 건반을 두드리듯 타자기를 두드리기 시작합니다. “탁탁. 타타.. 탁. 타타탁. 탁. 타타탁. 탁….”

경쾌한 리듬을 타며 타이핑하던 포레스터는 마침표를 꾹, 찍고 종이를 뽑아 자말에게 건네며 말합니다. (계속)

/인문고전독서포럼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