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은색’

알랭 바디우 지음·민음사 펴냄
철학 에세이·1만2천원

현대 프랑스 철학을 대표하는 철학자 알랭 바디우(83)의 ‘검은색’(민음사)이 출간됐다.

진리와 혁명의 철학자인 바디우는‘검정(le noir)’이라는 단어 앞에서 처음으로 자전적 이야기를 쓴다. 군대에서의 춥고 어두운 밤에서 시작해 유년 시절의 깜깜한 방, 손가락에 묻은 잉크를 지나서 혁명기 프랑스의 검은 깃발과 붉은 피에 이르기까지.‘무색의 섬광들’이라는 부제처럼, 검은색에 관한 찬란한 사유들이 펼쳐진다.

어둠, 밤, 석탄, 잉크, 검은 개, 음흉함, 암흑의 군주, 검은 대륙, 적과 흑, 블랙 유머, 암흑 물질, 고래, 검은 표범, 흑인…. 프랑스어로 검은색을 의미하는 단어 ‘noir’ 앞에서 알랭 바디우가 떠올리는 것들이다.

바디우는 검은색에서 또한 변증법을 발견한다. 이 책을 관통하는 주제라 할 수 있는 “검은색의 변증법”은 무색(無色)으로서의 검은색과 모든 색의 뒤섞임인 흰색 사이의 내적 논리다. 검은색의 변증법을 통해 시대와 인간의 이면을 날카롭게 파헤치는 21편의 에세이가 담겼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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