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고 향기로운 삶의 기초는 ‘올바름’입니다. 요즘 생각학교 ASK에서는 플라톤의 ‘국가’를 토론 중입니다. 소크라테스가 주인공으로 등장해 ‘올바름’에 대해 설명합니다. ‘국가’를 정치학에 관한 책으로 오해하지만 실은 개인의 자유롭고 행복한 삶아 ‘올바름’에 기초해야 한다는 고찰입니다. 이를 설명하기 위해 여러 정체(politeia)를 비유로 설명합니다.

1937년 일본 도쿄. 가난한 노동자의 아들로 태어난 소년이 있습니다. 빈민가에서 쓰레기 더미를 뒤지며 자랍니다. 해방이 되자 먹고살 길을 찾아 귀국합니다. 경북 청송군 현서면에 머물며 동네 교회에서 눈빛이 살아있는 청년 선생님을 만납니다. 선생님 이야기가 좋았습니다. 인연도 잠시뿐 초등학교를 겨우 졸업하고 더 이상 학업을 잇지 못합니다. 생계를 위해 산에서 나무를 해 팔고, 고구마 장수, 날품팔이 등으로 연명합니다. 다시 안동으로 삶의 터전을 옮깁니다.

열아홉 나이에 폐결핵이 악화하여 신장 결핵, 방광결핵으로 온몸이 망가집니다. 수술을 해 준 의사는 잘 관리하면 2년쯤 살 수 있을 것이라 말합니다. 평생 오줌통을 몸에 차고 살아야 했습니다. 나이 서른살이 되도록 누워서 앓는 것이 일과였던 그는 함께 살던 남동생에게 짐이 되지 않으려 결혼시켜 내보내고 일자리 하나를 구합니다. 경북 안동의 일직면 조탑교회에서 평생을 종지기로 살아가지요. 월급 한 푼 없고 단지 방 한 칸 얻어 살며 종을 쳐 주는 조건입니다.

여름이면 소나기에 뚫린 창호지 문 구멍으로 개구리가 들어와 방에서 개굴개굴 웁니다. 겨울이면 생쥐들이 들어와 발가락을 깨물기도 하지요. 심지어 추위를 피해 옷 속을 비집고 들어와 겨드랑이까지 파고들기도 합니다. 처음에는 큰 충격을 받았지만, 나중에는 생쥐와 친해져 먹이를 준비해 놓고 기다릴 만큼 서로 정이 듭니다. (계속)

/인문고전독서포럼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