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 번을 읽으면 신의 경지에 도달한다는 손자병법(孫子兵法)은 빌 게이츠가 극찬한 병법서다. 그는 “오늘날 날 있게 한 책”이라 했다. 난중일기에 기록을 남길 정도로 이순신 장군도 즐겨 읽었다 한다.

동서고금을 통해 가장 많이 읽힌 병법서로 알려져 있지만 그 내용이 처세의 교과서라 해도 무방할 만큼 세상을 살아가는 요량을 잘 정리한 책으로 평가 받는다.

손자병법은 중국 춘추시대 제나라 출신의 손무가 지었다. 군사운용의 기본 원칙부터 실전에 응용될 수 있는 전술에 이르기까지 풍부한 내용을 담았다. “적을 알고 나를 알고 싸우면 백번을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知彼知己 百戰不殆)는 말도 이곳에서 나왔다. 세상의 이치를 정확히 꿰뚫어보는 날카로운 통찰력이 돋보이는 책이다. 현대사회 어느 분야, 어느상황에 적용시켜도 무리가 없을 만큼 인간사회의 근간을 잘 파악하고 있다.

특히 사람을 이해하는 방법 제시로 2천500년이 지난 지금에도 인생의 지침서가 된다. 처세의 어려움을 알 나이에 들면 손자병법을 한번쯤 읽어 보라 권하는 이유다.

그러나 손자병법은 병법이라 하지만 의외로 전쟁을 적극 권장치는 않는다. 손자가 생각하는 최상의 승리는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다. 미리 전략적으로 유리한 상황을 만들어 승리가 확정된 상황에서 싸우라는 뜻이다. 불가피하게 싸워야 할 상황이라도 최대한 빠르고 피해 없는 승리를 거둬야 하는 것이 손자의 핵심 가르침이다.

총선 열기가 종반전 들면서 뜨겁다. 선거 전쟁에서 누가 승리할 지는 미지수다. 손자는 선승후전(先勝後戰)이라 가르쳤다. 미리 이겨놓을 만큼 준비해 싸우라 했다. 출마 후보자들은 과연 내가 싸울만큼 준비해 싸우고 있는지 지금쯤은 느낄까.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