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로 40여 일간 휴장 15곳
자발적 생활방역 준수 전제로
금주부터 순차적으로 문 열어
소비급감 속 활력 회복 기대감

코로나19 사태로 폐장됐던 가축시장이 재개장의 기지개를 켜고 있다. 코로나 대유행으로 고사 위기에 내몰린 지역 축산농가들이 가축시장 개장 등의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가축시장 재개장은 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한 정부의 고강도 거리두기 방역체제에서 농가들이 자발적인 ‘생활 방역체제’ 전환을 전제로 하고 있다. 농가들이 자구책이 코로나19 극복 및 무너진 지역 경제 회복이라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낼 수 있을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7일 경북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로 지난 2월 21일부터 무기한 폐쇄했던 도내 15곳의 가축시장이 이번 주부터 순차적으로 재개장할 예정이다. 앞서 전날 강원도 횡성축협가축경매시장과 충남 부여가축시장이 재개장했다. 횡성가축시장은 지난 2월 22일 휴장 후 44일 만의 재개장이다.

경북도 관계자는 “최근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코로나19와 관련한 방역지침을 포함한 공문을 통해 가축시장 재개장을 권고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지자체와 지역 축협이 협의해 재개장 날짜를 조율하고 방역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도내에선 상주축협 전자경매시장이 이날 오전 제일 먼저 재개장했다. 이어 안동봉화축협이 다음 날인 8일 재개장할 예정이다. 또 예천과 고령성주축협은 오는 10일, 청도와 영천축협은 오는 14일 재개장을 앞두고 있다.

포항에서는 개장 시기를 조율 중이다. 축협 측에서 16일 자로 재개장을 요청한 상태며, 포항시에서는 이를 검토하고 있다. 별다른 요인이 없으면 16일 무리 없이 재개장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재개장은 철저한 방역체제 마련을 통해 이뤄진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농림부 지침에 따라 재개장한 축산시장에선 코로나19 확산방지를 위해 보건소와 협의해 열화상 카메라 설치와 발열 체크, 구매자 외 판매자·관람자·선거후보자 입장 불가, 마스크 미착용자 입장 금지 등 통제를 한다. 통제는 경매시장 입구에서 하며 출입자의 성명 및 연락처 등을 기록, 해당 사항 미준수 시 입장이 제한된다. 구매자 역시 사전 신청을 해야 한다.

또 개장횟수를 평소보다 50% 감축하는 동시에 방역(소독)활동을 철저히 해야 한다. 특히 악수 등 신체 접촉 등 사회적 거리 두기 실천도 당부하고 나섰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2주 연장에 따른 추가 임시휴장 기간 연장도 배제할 수 없어 안심하기엔 이르는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생존이 걸린 문제이기에 마냥 손을 놓을 수는 없다는 반응 역시 만만찮다.

실제로 농·축산업 분야만 한정해 보더라도 외식 소비 부진 및 초·중·고 개학 연기에 따른 학교 급식 중단으로 국산 농·축산물 소비가 급격히 위축돼 어려움을 호소하는 농가가 늘고 있다. 게다가 본격적인 농번기가 시작되는 상황에서 외국인 계절근로자 입국 연기 등으로 인한 인력난 심화까지 겹쳐 피해가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경북 축산업계 관계자는 “무조건 모든 활동을 멈출 것이 아니라, 이제는 제대로 된 방역체계를 유지하면서 경제적 활동을 시작해야 하는 단계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손병현기자 why@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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