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만 더…’ 더는 못견뎌
다시 문 여는 자영업자들
적자 한계치 다달아 ‘아우성’
캠페인 연장에 ‘운영 중단’서
‘영업 후 준수사항 실천’ 선택

지난 6일 저녁 포항시 북구 두호동의 한 골목. 일상처럼 환한 네온사인 간판들 사이로 시민들이 삼삼오오 술집을 찾아 이동하고 있다. /이바름기자 bareum90@kbmaeil.com

“저희 얼마나 더 버텨야 하나요. 우리가 잘못한 것도 아닌데 왜 우리만 장사하면 안된다는 건지…”

강력한 사회적 거리두기를 추진하는 정부의 의지만큼이나 상인들의 곡소리가 커지고 있다. ‘2주만 견디면 된다’에서 ‘2주만 더 참아보자’로 바뀐 정부 정책에 불만이 쌓이는 분위기다.

특히, 정부가 발표한 제한적 허용 시설 및 업종 사업주들은 초기 사회적 거리두기 당시 시행했던 ‘운영 중단’에서 ‘영업 후 준수 사항 실천’으로 노선 변경을 선택하고 있다.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가 실효성을 거두기 어려울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정부는 지난달 22일부터 이달 5일까지 총 2주간 종교시설과 실내체육시설, 지자체가 정한 추가 업종인 PC방, 노래방 등에 대해 감염병 예방을 위해 가급적 운영을 중단해달라고 권고했다. 불가피하게 운영을 하더라도 1∼2m 거리두기, 마스크 착용하기 등 방역 당국이 정한 방역 준수사항을 철저히 지키도록 했다.

이에 따라 일선 지자체들은 각 사업장에 운영 중단을 권고하는 공문을 발송하거나, 직접 현장에 공무원들을 파견해 사업장 운영 여부를 확인하기도 했다. 문을 연 사업장에 대해서는 운영 중단을 독려하면서 전국적인 캠페인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어느 정도 안착한 시점에서 정부는 지난 4일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를 2주간 연장하기로 했다. 반 강제적으로 2주간 폐업아닌 폐업에 들어간 상황에서 상인들은 “이제는 한계점에 다다랐다”며 조금씩 영업 재개를 선택하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 6일 이전까지만 해도 대국민 캠페인에 동참해 불을 꺼놨던 상가들이 이날을 기점으로 장사를 다시 시작한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노래방 업주 이모(55·여·포항시 북구 양덕동)씨는 “사회적 분위기도 그렇고 해서 2주 동안만은 어떻게든 버텼는데, 이제는 많이 힘들다”면서 “코로나19가 유행하기 시작한 지난 2월부터 두 달동안 받은 손님이 손에 꼽을 정도다. 살기가 너무 힘들다”고 한탄했다.

영업 재개를 선택한 이러한 움직임은 생계에 대한 위협과 함께 일방적인 정부 정책에 대한 반감 표출로 분석되고 있다. 사업주들의 분위기가 바뀌면서 일선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의 처지가 난처하게 됐다. 정부 정책에 따라 사회적 거리두기 참여를 독려하고 있는 공무원들은 상인들의 이러한 움직임에도 운영 제한 등의 강력한 조치를 취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익명을 요구한 포항시 공무원은 “지난 2주 동안은 상인들에게 빌다시피 해가며 어떻게든 영업을 하지 말아 달라고 부탁했었는데, 캠페인 연장 소식에 우리도 많이 난감하다”면서 “사실 아무런 구호정책 없이 단순하게 문을 열지 말라거나, 영업을 시작한 상인들을 죄인 취급하면 누가 좋게 받아들이겠나. 생계가 달려있기 때문에 이제는 문을 연 상인들을 탓할 수도 없다”고 말했다. /이바름기자

    이바름기자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