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태항봉화군수
엄태항 봉화군수

매년 4월이면 봉화의 ‘띠띠미 마을’(봉성면 동양리)은 고풍스런 고택과 돌담 위로 흐드러진 산수유 나무들이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처럼 봄을 마주한다. 온 천지가 산수유 꽃으로 노랗게 물들면 봄날의 꽃향기만큼이나 감미로운 시와 음악이 흐르는 신춘 시낭송회도 열려 완연한 봄날의 정취를 더한다.

상춘객들로 북적여야할 띠띠미 마을은 현재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 실시로 봄의 향연을 홀로 외로이 뽐내고 있다. 비단 봉화군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나아가 전 세계가 맞고 있는 봄의 풍경일 것이다.

최근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소강상태를 보이고 완치율도 50%를 넘어서며 위험한 순간을 잘 극복하고 있지만 그럼에도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봉화군은 지난 2월 27일 양성판정을 받은 첫 번째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4월 1일 기준 총 70명의 확진자가 발생했다. 확진자들은 현재 포항·김천·안동의 의료원과 문경의 생활치료센터 등에서 분산 입원, 치료를 받고 있으며 안타깝게도 현재 7명의 사망자가 발생했고 퇴원자는 23명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3월 4일 춘양면 소재 푸른요양원 입소자 2명이 코로나19 확진을 받으면서부터 입소자와 종사자를 포함해 무려 68명이 집단감염 되었지만, 다행히 현재까지 지역 내 2차 추가 감염은 전무하며 70번째 확진자 발생(3월 21일) 이후 추가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아 점차 진정국면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러한 소기의 성과는 공직자의 발 빠른 대응과 빛나는 군민의식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국내 첫 코로나 확진자 발생 다음 날 봉화군은 즉시 방역대책본부를 가동하고 정부의 심각단계 상향일(2월 23일) 이전인 1월 말부터 봉화군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구성해 유관기관과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자가격리 시설 확보, 자가격리 전담팀 운영, 전통시장·공공기관 임시 휴장·휴관, 유동인구 밀집지역 열화상카메라 설치, 관내 노인요양시설 전체 6개소 503명에 대해 예방적 코호트 격리 시행, 다중이용시설 244개소에 대한 집중관리와 시설 방역 소독에도 총력을 기울였다.

또한, 봉화군민들은 코로나19 사태의 위기 앞에 하나 되는 모습을 보였다. 각계각층과 출향인으로부터 구호물품과 성금기부가 줄을 이었으며 각종 단체에서는 격리시설 음식제공, 마스크 제작 보급, 자율방역·소독 활동을 비롯해 사회적 거리두기 운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며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강한 의지를 보여주었다.

이제는 빛나는 군민의식과 공직자들의 부단한 노력을 바탕으로 지역경제의 회복을 위한 다양한 민생안정지원 대책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지난 달 30일 정부는 소득하위 70%가구에 대해 4인 가구 기준으로 가구당 100만원의 긴급재난지원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봉화군은 즉시 재난 긴급생활비 TF팀을 구성하고 4월 1일부터 10일까지 10개 읍면사무소 찾아가는 보건복지팀에서 재난 긴급생활비를 신청받고 있다. 신청자격은 4월 1일 기준 봉화군에 주민등록상 주소를 둔 자(중위소득 85%이하)로 가구당 50만~80만원 차등 지원되며 침체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오는 8월말까지 사용가능한 봉화사랑상품권으로 지급 한다.

또한, 기초생활수급자 등 취약계층에게 한시생활지원금 9억 5천여만원, 아동수당 대상자에게도 3억 8천여만의 특별지원금을 지원하는 동시에 적극적인 지방세 지원도 추진한다. 올해 부과 예정인 자동차세와 주민세(균등분), 재산세(주택, 건축물)를 100% 면제하고 법인 지방소득세와 주민세(재산분)은 납부기한을 3개월 연장하고 체납처분은 6개월 유예한다. 지역 화폐인 봉화사랑 상품권은 당초 80억원에서 20억원이 증가한 총 100억원 규모로 발행규모를 늘리고 소상공인의 안정적인 경영활동 지원을 위한 특례보증 지원사업으로 5억원의 보증규모를 편성해 소상공인당 1천만원 이내 대출과 이차보전금을 최대 5%까지 지원한다.

이밖에도 봉화군은 코로나19 대응해 지역 경기 부양책을 위한 다양한 민생·경제 종합대책을 전 부서별로 수립해 농기계임대료 50% 감면, 지적측량수수료 30% 감면, 그린오피스 운동, 관내 농산물 팔아주기, 지방재정 신속집행 등 지속적인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코로나19 확산이 길어지면서 모두가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루빨리 우리의 일상 곳곳에서 다시 활기찬 웃음소리와 미소가 만개하길 기대한다.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될지 알 수는 없지만 봉화군민의 얼굴에 꽃이 피어야 진정한 올해의 봄이 시작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