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계서 입지 적합성 제기

전문가들 ‘균형발전’ 기조 토대로
기존 가속기연구소 인력 풀 강조
정치권도 연계·효율성에 힘 실어

美·日 특정 지역 시설 집중 운영
포항지역 대형 연구시설 집약
포스텍과 상호 융합 연구 이점

속보=정부가 추진 중인 ‘다목적 방사광가속기 구축사업’의 입지 선정 절차가 편향적이란 비판<본지 4월 1일자 2면 보도>이 일고 있는 가운데, 포항에 방사광가속기가 반드시 유치돼야 한다는 주장이 각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관련 전문가들은 “정부가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는 지역균형발전이라는 큰 키워드를 상쇄하려면 포항이 보유하고 있는 인적·물적 인프라적 강점을 적극 부각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아울러 정치권에서도 “연계성과 효율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힘을 싣는 모양새다.

특히, 이번에 정부가 내세운 ‘최소 26만㎡ 이상 제공’이라는 기본요건으로 기존 가속기 옆에 부지를 마련하기가 현실적으로 불가능해짐에 따라, 포항시와 경북도의 ‘사업비 절감 1천억원’ 및 ‘사업 기간 1년 단축’ 등의 이점은 어느 정도 희석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존 가속기연구소 인력을 활용하고 매년 500억원 이상이 소요되는 운영비를 절감시킬 수 있다는 장점은 부각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포항가속기연구소 관계자는 “이용자 측면에서 지리적 근접성은 큰 차이가 없을 수 있다. 연구 과제별로 해외로 가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면서도 “다만 인력 공유에 따른 비용절감은 결코 무시할 수준이 아니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포항에는 기존 기술인력 200명이 있다. 만약 다른 곳에 방사광가속기가 지어지면 그만한 인력을 뽑아서 새로 갖추려면 엄청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포항은 여기서 굉장한 이점을 볼 수 있다. 문제가 발생하면 빨리 수리를 해 고장 시간을 줄이는 것이 가속기 운영에 중요한데 블루밸리산단에 들어서더라도 인력 공유는 충분히 가능해 이를 부각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특성 덕분에 해외에서도 한 지역에 시설을 집중시키는 경우가 많다.

해외 가속기 사례를 살펴보면 미국 캘리포니아주 스탠포드대학이 운영 중인 SLAC(Stanford Linear Accelerator Center)의 경우 선형가속기(LCLS), 원형가속기(SSRL)뿐 아니라 Cryo-EM도 같이 보유하고 있어 기업들의 연구 활용도가 높다. 일본 이화학연구소(RIKEN)에서는 효고현에 원형가속기(Spring-8, NewSUBARU)와 선형가속기(SACLA) 등 3개의 가속기를 운영하고 있다.

포항의 경우 3세대 원형방사광가속기(PLS-Ⅱ), 4세대 선형방사광가속기(PAL-XFEL), 극저온전자현미경 3대 등 기존 대형 연구시설이 집약돼 있고 포스텍이라는 세계적인 과학특성화 대학이 있어 상호 융합 연구가 가능하다. 여기에 4세대 원형방사광가속기가 추가로 구축될 경우 대형 연구시설 간 시너지 효과로 기업 및 연구기관들의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별도로 지역 정치권에서는 정부의 입지 선정 발표와 관련해 유감을 표시하며 방사광가속기 포항 유치에 힘을 싣고 있다.

미래통합당 김정재(포항북) 의원은 “정부가 공모 접수를 불과 12일 남겨둔 상황에서 특정 지역에 유리한 유치요건(부지규모)을 발표한 것에 깊은 유감”이라며 “더욱이 국가 연구사업은 기존사업과의 ‘연계성’과 ‘효율성’이 최우선으로 고려돼야 함에도 ‘접근성’과 같은 구시대적 요건을 앞세운 것 역시 이해할 수 없는 선정 기준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럼에도 포항은 부지규모요건은 물론 기타 시설입지조건을 충족시킬 모든 방안이 마련돼 있으며, 공정한 경쟁을 통해 부지 유치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정부 역시 지역 간 유치경쟁이 지역갈등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공정하고 투명한 심사에 최선을 다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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