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도, 시상금 6억 등 내용으로
지자체에 실적 평가 공문 보내
시·군 특색 맞는 디자인까지 주문
구미시 등 앞다퉈 홍보에 열올려
주말까지 반납한 자원봉사자들
“봉사는 경쟁 대상이 아냐” 일침
경북도가 경북형 마스크 제작 및 보급 실적을 평가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이는 최근 코로나19 확산으로 마스크 품귀현상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마스크 보급을 위해 자원봉사자들이 쏟은 땀과 희생을 수량이라는 기준에 맞춰 평가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어 논란이 쉽게 잦아들지 않을 전망이다.
경북도는 지난달 18일 23개 시·군에 ‘코로나19 극복, 경북형 마스크 제작 및 보급 실적 평가 계획 안내’란 공문을 통해 3월 18일부터 4월 3일까지 각 시·군 자체적 마스크 생산·보급 실적분을 평가해 대상 3억원, 최우수상 2억원, 우수상 1억원의 상사업비를 4월 중 시상한다고 공지했다.
그러면서 실적 평가 계획과 세부 추진 사항을 첨부했다.
세부 추진 사항에는 경북형 마스크 모델은 참고용으로 활용하고, 시·군 특색에 맞게 디자인 등 제작해 보급하라고 명시돼 있다.
또 경북형 마스크 제작 도면과 필터 배부 내역 등 마스크 제작에 필요한 세부사항도 자세히 설명했다.
이에 23개 시·군은 앞다퉈 주민 스스로가 코로나19 예방 및 확산방지를 위한 경북형 면마스크를 제작한다고 홍보했다.
구미시는 지난달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경북형 마스크 제작 및 보급을 위해 평생교육원 강의실에서 평생학습동아리 3팀, 구미시자원봉사센터, 구미시행복도우미 등 100여명이 2만매를 목표로 제작하고 있다고 밝혔고, 칠곡군도 같은날 지역 사회단체 회원들이 재능기부 봉사자로 참여해 4월 2일까지 필터 교체형 면 마스크 1만장을 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모두 자원봉사자들이 주말도 반납하고 면마스크 제작에 열을 올리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경북형 마스크 제작에 참여한 자원봉사자들은 경북도가 면마스크 제작·보급 실적에 시상금을 걸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
한 자원봉사자는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시기에 나보다 더 어려운 이웃을 돕겠다는 생각으로 마스크 제작에 힘을 보탰는데 경북도가 마스크 생산실적을 시·군별로 경쟁하게 했을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도민들의 순수한 마음을 정량평가하려는 경북도의 수준을 짐작할 수 있겠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경북도 관계자는 “주민 스스로의 참여와 행동으로 마스크 품귀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경북형 마스크 만들기를 23개 시·군에서 자율적으로 추진하고, 이에 대한 실적을 평가하려고 했다”며 “하지만 실적 평가에 대한 여러 말들이 있어 평가 방법과 시상일자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은 수립하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
구미/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