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공식 선거운동
대구·경북 121명 대장정
코로나 블랙홀 빠진 상황
유권자 적극적 참여 절실

의석 기준 ‘금배지’ 300개를 향한 경쟁이 2일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25석이 걸린 대구와 경북의 이번 총선은 모두 121명의 후보가 등록, 4.8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 121명의 후보들은 오는 14일까지 유권자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대장정에 돌입한다.

대체적으로 총선은 봄꽃이 흐드러지게 피는 4월에 열려 일명 ‘벚꽃 선거’라고도 불린다. 특히, 전국 투표장의 대다수가 학교와 공원 등지에 인접해 있어 투표를 마친 유권자들의 ‘꽃 구경’이 신문지면에서 화려한 모습으로 그려지기도 한다. 아이들의 손을 잡고 투표장을 찾아 봄을 만끽하는 사람들과 연인들끼리 투표를 마치고 ‘인증샷’을 남기는 문화는 ‘투표를 해야 한다’는 의무감보다는 ‘선거에 참여했다’는 설레임이 더 크게 부각되기도 했다.

물론, 부작용이 없는 것도 아니었다. 역대 총선이 ‘여행가기 좋은 날’에 실시되면서, 투표율 비상이 걸리는 것이 다반사였다. 또 유권자들의 ‘정치 혐오증’이 ‘정치 무관심’으로 치닫으며 ‘투표 독려 운동’이 선거마다 하나의 이벤트로 자리잡기도 했다.

그런데 올해는 다르다. 아니 ‘다를 것’이라고 예상된다. ‘투표율 하락 걱정’은 변함없지만, 벚꽃 등 봄내음을 감상하고 느낄 여유가 없다. 오히려 투표장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것이 두렵게 느껴지기도 하는 요즘이다. ‘소를 잡는 일이 있어도 나랏님 하는 일에 함께 한다’고 했던 할매, 할배들의 이야기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라는 전염병에 무너져 내렸다. 오히려 ‘역병’을 쫓아냈던 신라 처용의 이야기가 솔깃하게 들린다.

이뿐만 아니다. 대구와 경북을 중심으로 보는 사람도 숨막히게 했던 ‘공천 뒤집기’는 유권자들로 하여금 공허함과 배신감, 허탈감을 들게 만들었다. 또 ‘조국 사태’와 함께 ‘투명성’을 강조했던 집권여당의 오락가락 행보는 ‘정권 심판론’을 어김없이 떠올리게 만들었다. 정치를 배워야 했던 ‘국민’에서 정치를 요구하는 ‘시민’을 넘어, 정치를 생활화하는 ‘시민’으로 유권자들의 의식은 성장했지만, ‘정치의 본질’은 해방 후 제헌국회의 모습과 크게 달라진 점이 없는 셈이다.

그래도 한 가닥 기대는 있다. 1960년과 4·19 혁명과 1987년 6월 항쟁 등 위기를 기회로 만들었던 우리 유권자들의 모습에서 한 줄기 또 다른 봄꽃을 볼 수 있지 않을까. 정치학 개론 1장은 “유권자들의 선택은 언제나 옳다”이다. 오는 15일 ‘유권자의 선택’을 통해 선출되는 국회의원에게 ‘명령’을 내리는 한 표를 행사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선거운동을 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선거기간 개시일은 2일부터 선거일 전일인 14일까지 자유롭게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고 1일 밝혔다. 다만, 인터넷과 전자우편, 문자메시지를 이용한 선거운동은 투표일인 15일에도 가능하다.

후보자와 그 배우자(배우자 대신 후보자가 그의 직계존비속 중에서 신고한 1인 포함), 선거사무장, 선거사무원은 어깨띠나 표찰, 기타 소품을 붙이거나 지니고 선거운동을 할 수 있다. 또 ‘공직선거법’에서 정한 방법으로 인쇄물, 언론매체, 정보통신망 및 대담·토론회 등을 이용한 선거운동도 가능하다.

/박순원기자

    박순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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