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겨울 고온 이어지면서
도내 확산 우려 커져 ‘촉각 곤두’
5월서 7월까지 집중 예찰활동
약제 적기 살포·작업도구 소독 등
방제 독려… 피해 예방 ‘총력’

사과 주산지 경북 시·군들이 과수에 치명적 피해를 입히는 화상병 방제에 비상이 걸렸다.

사과·배 등에 발생하는 ‘과수화상병’은 나무가 갈색이나 검은색으로 말라 죽어가는 모양이 불에 그슬린 것과 유사해 화상병(火傷病)이라고 한다.

30일 시·군에 따르면 과수화상병은 2015년 경기도 안성의 배나무에 처음 발생한 이후 매년 확산 추세에 있다.

경북 인접지인 충북 충주와 제천에서도 지난해 138농가 86.6㏊에서 발생해 경북으로의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겨울이 사라졌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평년에 비해 따뜻한 겨울 날씨가 이어지면서 과수 화상병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겨울 평균 기온이 높으면 화상병 발생 가능성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화상병은 위험성과 확산력이 매우 높아 발생과원은 바로 매몰처리 하도록 규정돼 있다.

상주시농업기술센터(소장 손상돈)는 과수화상병 방제에 총력을 쏟고 있다. 상주시농업기술센터는 빈틈없는 예방적 방제를 위해 지난 1~2월 읍·면·동 행정복지센터의 협조를 얻어 사과·배 재배 현황을 전수조사 한 바 있다. 이를 바탕으로 대상 농가에 약제를 배부하고 적기 방제를 독려해 현재 예방 약제 살포가 거의 완료된 상태다.

이에 그치지 않고 화상병 예찰반을 편성해 5월부터 7월까지 3개월간 집중 예찰활동을 벌이기로 했다. 아울러 홍보전단 배부, 포스터 부착 등 적극적인 홍보 활동을 통해 발생 의심 과수원에 대한 농업인의 즉각적인 신고가 이뤄 질 수 있도록 감시망도 촘촘히 짰다.

최낙두 상주시 기술보급과장은 “과수화상병은 미발생 국가에서 무역장벽으로 활용할 소지가 있어 발생 시 수출 농가의 피해까지 우려 된다”며 “철저하게 예찰활동을 하고 의심증상이 발견되면 신속하게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다.

안동시는 사과, 배 재배 농업인들에게 과수화상병 약제를 적기에 살포해 줄 것을 당부했다.

30일 시에 따르면 방제 적기는 4월 중순까지다. 사과는 신초 발아 시, 배는 꽃눈 발아 직전 전용 약제를 살포해야 한다. 이 때 다른 약제나 석회유황합제, 보르도액 등과 혼용하지 않아야 한다.

단, 품종이나 지역, 기상 등 제반 조건에 따라 살포 시기가 다를 수 있으므로 지역 여건에 맞게 등록된 약제를 살포하면 된다.

안동시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올해는 평년 대비 높은 기온으로 사과 생육이 빨라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방제시기를 놓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며 “전정가위, 예초기 등 작업 도구도 수시로 소독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양군도 각 농가에 과수화상병 방제를 독려하고 있다.

군은 관내 사과, 배 재배농가 530농가(455ha)를 대상으로 작목반 별 희망하는 약제 3천600세트를 배부했다.

임숙자 농업기술센터 소장은 “과수화상병으로부터 청정영양 이미지를 지키기 위해 농가에 다양한 영농정보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북도농업기술원은 최근 시군농업기술센터 과수 및 병해충 담당자 30여 명을 대상으로 과수화상병 예찰·방제 특별교육을 실시했다. 교육은 과수화상병의 국내 발생상황 분석과 예찰·방제 추진절차, 화상병의 전형적인 증상과 현장에서의 간이진단 요령, 의심주 신고 시 조치사항 등에 대한 순으로 진행됐다.

농촌진흥청 관계자는 “사과 주산지인 경북 등으로 과수화상병이 퍼진다면 우리나라 과수산업에 엄청난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한편, 식물방역법상 과수화상병 의심주를 신고하지 않은 사과·배 재배 농업인에게는 500만원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수 있다.

/김규동기자 kd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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