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현 명

봄의 눈이 마구 내어 밀 듯 새내기들이 얼굴 내민 교정

단정한 화단의 매화나무가 웃음을 한껏 매달고 있다

갑작스런 추위와 마른 바람에도 등굣길 페달이 둥근 아침

교문을 지나 언덕 오르기란 5교시 졸음보단 낫지만

식사 후 배를 쓸어내리는 양지 바른 곳에

겨우내 없었던 꽃그늘이 생겨

까치 두 마리 총총 뛰어 다닌다

갑자기 친해진 두 녀석에게 묻는다

어째서

그냥요 그냥 좋은 걸요

녀석의 미소가 포르르 가지 위로 날아가서

매화꽃이 되었다

그늘이 다 환하다

이른 봄 매화꽃이 벙그는 교정의 희망차고 정겨운 풍경 몇 장을 본다. 새 학기 꽃망울같이 귀엽고 생기 있는 새내기 신입생들의 모습이랑, 꽃그늘에 날아오는 까치랑, 시린 눈물방울 같은 매화꽃이랑 시인의 눈빛 마음길이가 닿는 곳마다 가볍고 밝고 고운 생명의 새순이 피어남을 본다. 희망 크다. <시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