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감염 선제 대응 결함 노출
확진자 한 자릿수 진입에 실패
시민들 인내도 점차 한계 봉착
전반적 진정 국면은 나름 성과
생활방역 갈 획기적 대책 시급

국내 코로나19 최대 피해지역인 대구시민들의 인내심이 한계에 달하고 있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3·28 대구운동’을 시민들에게 권장하면서 코로나19 상황을 ‘확실한 안정기’로 만들겠다고 약속했지만 2주가 지난 현재까지도 사태가 좀처럼 가라앉을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3·28 대구운동을 적극적으로 이행하며 대구시가 제시한 목표치인 신규 확진자 한 자릿수 달성을 기원했던 대다수 시민들은 체력 고갈을 호소하며 획기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대구 신천지 관련 첫 확진자인 31번 환자가 발생한 바로 다음날인 2월 19일 대구에서는 11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2월 23일 148명으로 세자릿수를 돌파하며 급증세를 보였다. 2월 29일 741명으로 최고점을 찍은 뒤 3월 12일 73명을 기록하며 다시 두자릿수로 떨어졌다. 이후 3월 13일 61명, 14일 62명, 15일 41명으로 두자릿수 행진이 이어지자 대구시가 한자릿수 증가를 목표치로 내세우며 3·28 대구운동을 내놓은 것이다.

그런데 대구시가 능동적으로 감시해야 할 요양병원, 정신병원 등에서 15일 이후 또다시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29일까지도 신규 환자를 10명 밑으로 떨어뜨리는데 실패했다. 특히 지난 27일부터 29일까지 7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견된 제이미주병원(정신병원)의 경우 지난 19일 같은 건물을 사용하는 대실요양병원에서 집단감염이 발생했을 당시 감염확산을 미리 막을 수도 있던 상황이었다. 하지만, 대구시와 보건당국은 이틀 후인 21일 종사자 72명에 대해서만 한정해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200명이 넘는 환자에 대해서는 전수조사를 실시하지 않았다.

대구시 관계자는 “지난 16일 서구 한사랑요양병원에서 대규모 집단감염이 발생해 인력 부족으로 정신병원 환자에 대한 전수조사를 제때 하지 못한 게 아쉽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집단감염 사례가 이어지며 목표치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최근 감염이 병원 밖 일반 시민들에게서는 거의 발생하지 않은 점은 성과로 꼽힌다.

채홍호 대구시 행정부시장은 “대구에서 발생하는 환자를 한 자릿수 이하로 만들겠다는 약속을 온전히 지켜내지 못해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면서 “최근 2주 동안 확진자 증가가 두자릿수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나름대로 큰 성과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전보다 상황이 좋아졌지만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종료시점으로 제시한 4월 5일 이후 일상생활과 경제활동을 일정 수준 보장하는 ‘생활방역’국면으로 넘어갈 수 있을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미국, 유럽 등 해외에서 유입되는 확진 사례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고 국내 확진자의 15%에 대한 감염경로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는 등 추가확산 변수가 남아있기 때문이다.

지역의 한 의료계 관계자는 “해외유입과 요양시설 집단감염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외국인 입국 제한이나 전국 요양병원 전수조사 등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곤영기자 lgy1964@kbmaeil.com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