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장기화에 한숨 깊어져
경산서 첫 약사 확진자 발생 긴장
하루 수십명 이상 고객 응대에도
조제·매약 매출 줄어 경영 부담

약국에 붙은 마스크 5부제 안내문.
[경산·영천] 최근 경산시내 한 약국 약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아 경북지역 약사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공적마스크를 판매하는 약사들은 하루 수십 명에서 수백 명의 고객을 접촉하고 있어 코로나19에 노출돼 있기 때문이다.

29일 경북지역 약사들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인한 경영악화 후폭풍이 지속되면서 약국경영 상태가 호전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약사들은 “지난 두 달간 약국 내 조제·매약 매출은 평균 30% 감소했다”며 “코로나19 발병 이후 감염병 확산을 우려해 유동 인구가 급감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약사들은 손 소독제, 면역증가 건강기능식품 등으로 근근이 매출을 이어가고 있지만, 문제는 코로나19가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면서 약국 피해는 지금보다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경산시내에서 약국은 운영하는 A 약사는 “마스크 때문에 바쁘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A약사는 “약국에서 준비한 하루 200~250매의 마스크는 두 시간 만에 동이 나지만, 마스크 업체마다 포장 단위가 달라 1인당 2개씩 팔기 위해 재포장하는 일이 번거롭다”고 했다.

인근의 B약사도 “줄을 서도 마스크를 사지 못한 고객들의 불만을 듣기도 일쑤지만 단골 고객의 요청을 무시해야할 때는 마음의 부담감이 커다”고 했다. 이어 “처방전을 가지고 온 고객을 상대할 때 줄을 서라고 해야 할지, 아니면 먼저 해결해야 할지 고민 아닌 고민을 해야 하는 현실이 서글프다”고 했다.

경산에는 607명의 확진자가 나와 경북 23개 시·군 중 가장 많다. 약국은 380곳이 남짓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경산시와 인접한 영천시의 약사들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36명의 확진자가 나온 영천지역 약사들은 “바이러스 감염의 우려와 매출 감소, 마진이 없는 마스크 판매로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고 했다.

한 약사는 “마스크는 유통사를 거쳐 1매당 1천100원에 약국에 공급되며, 소비자 가격은 1천500원이다. 부가세와 종합소득세, 주민세 등을 빼면 140원 정도 남는다. 카드로 결제하면 카드수수료를 제하면 손에 남는 것이 없다”고 했다.

또 “마스크 물량이 동나도 찾아오는 발길, 마스크를 찾는 전화벨도 힘들지만, 가장 힘든 순간은 바로 ‘항의’ 받을 때”라고 했다.

경북지역 약사들은 “봉사한다는 생각으로 마스크를 팔고 있지만 나중이 더 걱정된다”며 “공적 마스크 판매금이 매출로 잡힐 경우 약국은 세금문제를 떠안아야 한다. 마스크 판매를 제외한 다른 매출은 줄어들고 있는데 세금이 얼마나 부과될 지 걱정된다”고 했다.

영천에서 돼지 사육을 하는 K씨는 “약사들은 코로나19 극복의 ‘작은 영웅들’”이라며 “의료진과 자원봉사자들처럼 약사들을 응원하고 격려하는 사회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심한식·조규남기자

    심한식·조규남기자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