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발표된 ‘벚꽃엔딩’은 오랫동안 국내 음원차트 1위를 유지한 곡이다. 이 노래의 제작 배경은 화려하게 펼쳐진 벚꽃의 만개한 풍경이다. 이 노래는 매년 봄만 되면 크리스마스송처럼 이 시절에 등장해 음원차트에 다시 진입 한다. 그래서 ‘벚꽃좀비’라 부른다.

봄이 되면 사람이 가장 많이 찾는 곳 중 하나가 벚꽃축제장이다. 벚꽃이 군락을 이뤄 피어있는 모습은 화려하면서 장관이다. 피는 것만큼 떨어지는 모습 또한 꽃비가 내리는 것 같이 아름답다.

만개한 벚꽃은 낭만적이며 인상적이다. 그곳은 추억을 남길 장소로도 손색이 없다. 매년 피는 꽃이지만 벚꽃의 화사함과 아름다움은 보는 이에게 늘 새봄의 기쁨을 만끽케 한다.

벚꽃의 꽃말은 순결과 절세미인이다. 꽃이 주는 느낌을 그대로 담았다. 그러면서 벚꽃의 피고 지는 과정이 너무 순식간이어서 삶의 허무와도 비유한다. 화려한 젊음의 절정기가 순식간에 지나듯 벚꽃의 피고 짐이 삶의 덧없음과 비슷하다는 뜻이다. 올 벚꽃 개화는 평년보다 3∼8일 정도 빨랐다. 봄철의 따뜻한 기온 탓이지만 지구온난화 영향이 봄꽃 개화를 앞당기고 있다.

벚꽃의 개화 시기는 기상청 표준목을 기준으로 한다. 표준목 가지에 세 송이 이상 꽃이 펴야 공식적으로 개화다. 첫눈이 기상관측소에 내린 눈을 기준으로 삼는 것과 비슷하다. 서울은 종로구 송월동 기상관측소 왕벚나무가 기준이다. 올해는 99년 만에 가장 빠른 개화였다. 전국의 벚꽃놀이가 코로나19로 망쳐버렸다. 벚꽃축제가 무더기 취소됐다. 축제장 인근에 대한 봉쇄는 물론 벚꽃을 보고자해도 지자체가 방문을 만류한다. 코로나19가 벚꽃을 만끽할 우리의 봄을 빼앗아 가버린 것이다. ‘벚꽃엔딩’의 노래가 왠지 쓸쓸하게 들린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