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슬의생’ CPI 3위 차지
‘슬감생’·‘응답하라’ 뒤이어
사람·소소한 일상 집중 ‘주효’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 tvN 제공
이쯤 되면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의 세계관을 집대성한 작품이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25일 CJ ENM과 닐슨코리아가 발표한 3월 셋째 주(3월 16일∼22일) 콘텐츠영향력평가지수(CPI) 집계에서 ‘슬기로운 의사생활’이 3위를 차지했다. CPI 지수는 232.9.

이 드라마는 2017∼2018년 방송한 ‘슬기로운 감빵생활’ 뒤를 잇지만, 신원호 PD와 이우정 작가 콤비의 대표작이라고 할 만한 ‘응답하라’ 시리즈와도 궤를 같이하는 작품이다.

‘응답하라’ 시리즈가 당대의 분위기를 환기하는 배경음악을 적극 사용했다면,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주인공 5인방을 아예 밴드 멤버로 설정하며 이들이 추억의 노래를 부르게 했다. 1회에선 부활의 ‘론리 나이트’(Lonely Night), 2회에선 베이시스의 ‘좋은 사람 있으면 소개시켜줘’를 선보이며 현재 40대로 설정된 극 중 인물들의 대학생 시절인 1990년대 분위기를 한껏 살렸다.

여자 주인공 1명을 두고 펼쳐지는 은근한 로맨스도 관전 포인트다. 2회에서 밝혀진 이들의 이성 관계는 채송화(전미도 분)가 남자친구의 바람 때문에 막 헤어졌고, 이익준(조정석)은 결혼해 아들이 있으며, 양석형(김대명)은 대학교 1학년 때 채송화에게 고백한 적이 있다는 것 정도다.

많은 시청자는 2회 에필로그에서 김준완(정경호)이 바람을 피운 송화의 남자친구를 추궁하는 장면으로 이들 사이 로맨스를 은근히 기대한다. ‘응답하라’ 시리즈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남편 찾기’만큼은 아니지만, 송화의 파트너가 누가 될지 지켜보는 데서 오는 재미와 긴장감도 상당하다.

‘슬기로운 감빵생활’과의 연결 고리도 돋보인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은 감옥이라는 배경에서 으레 상상하기 마련인 상투적인 장르극을 거부하고 다양한 인간군상을 조명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또한 같은 병원을 배경으로 삼지만, 여느 메디컬드라마와 다르게 의사의 뛰어난 의술이나 병원 내 권력다툼을 거부한다. 대신 대학교 1학년 때부터 끈끈한 우정을 이어오는 이십년 지기들의 소소한 일상에 집중한다.

병원 안에서 주인공뿐 아니라 환자와 간호사, 본과 실습생 등 많은 캐릭터의 사연을 담아내는 것도 ‘슬기로운 감빵생활’과의 공통점이다. 2회에선 외과 레지던트 3년 차 장겨울(신현빈)이 겉으론 무뚝뚝해 보이지만 사실은 환자를 보살피는 데 누구보다 발 벗고 나선다는 성격이 그려지며 주목받았다.

한편, 지난 21일 신동 특집으로 꾸민 KBS 2TV ‘불후의 명곡’은 무려 21계단이나 수직 상승해 CPI 2위를 차지했다.

TV조선 ‘미스터트롯’에 출연자였던 신동 홍잠언과 국민 트로트 가수 박상철의 무대로 요즘 대세로 떠오른 트로트 열풍에 합류하고, 요정 같은 캠벨 에이시아의 노래로 시청자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날 ‘불후의 명곡’ 시청률은 13.0%로 평소보다 5∼6%포인트가량 오르기도 했다. 문가영과 김동욱의 케미스트리가 돋보인 MBC TV ‘그 남자의 기억법’은 6위로 신규진입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