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택호·신문식 의원 등
공무원노조 자제 촉구 묵살
무더기 요청에 곱잖은 시선

속보=코로나19 극복을 위해 비상근무 중인 공무원들에게 자신들의 개인 송사와 관련한 자료를 무더기로 요청<본지 3월 11일자 6면 보도>해 물의를 빚은 구미시의원들이 구미시공무원노동조합의 자숙과 자제 촉구에도 불구하고 또다시 자료를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택호 시의원은 지난 2월 27일 구미시의회 의회사무국, 3월 3일 구미시 전 부서(읍면동 제외)를 대상으로 자신의 송사와 관련된 자료를 무더기로 요청했었다.

이 사실이 보도되면서 구미시공무원노조까지 나서 자중할 것으로 요청하는 성명서까지 발표했으나, 김 시의원은 구미시를 상대로 한 자료요청을 멈추지 않았다.

김 시의원은 이달 9일에도 구미시 기획예산과에 △구미시 현재 부채 총액 △2020년 가용재산 △2020년 가채 발행 한도액 및 가채 발행 가능 한도액에 대한 자료를 요청했다.

앞서 구미시의회와 구미시에 요청한 자료는 △제8대의회 의장·부의장·상임위원장 업무추진비 내역 △제8대 의회 홍보비 지출 내역 △구미시장 출석요구서 및 윤리위원회 출석요구서 접수대장 △김택호 의원 징계 결과보고서 △제233회 제2차 본회의 김택호 의원 징계안 집계 결과 △2018년 7월 1일부터 현재까지 기간제 근로자 채용현황 및 근무자(채용 근거자료)에 대한 자료 △공무직 근로자 채용현황 △기간제에서 무기계약직 근로자 채용(전환) 사례 △민선7기 신규직원 증원현황 △배정미 전국장·신용하 전 비서실장·금정철 전 정책보좌관 등의 사직서 제출일과 의원면직일 등의 자료 △구미시설공단 채용현황 및 사외이사 현황 자료 등이다.

공무원노조의 자제 요청에도 자료를 요청한 시의원은 또 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신문식 시의원은 지난 17일 의회사무국에 △변호사선임약정서(사건위임약정서) △송금내역서 △변호사해임약정서(사건위임해지서) △기타법무법인○○과 주고받은 서류일체 등을 요청했다. 신 시의원이 요청한 자료는 구미시의회가 최근 김택호 시의원의 ‘제명무효청구소송’에 항소한 것과 관련된 자료들이다. 신문식 시의원은 “구미시의회 사무국이 의회 고문변호사가 있음에도 이번 항소와 관련해 외부 법무법인 변호사를 선임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판단해 이에 대한 자료를 요청했다”면서 “코로나19로 인해 비상근무인 것은 알지만 자료의 양이 많지 않기 때문에 큰 문제가 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런 시의원들의 행태를 바라보는 공무원들의 시선은 차가움을 넘어 경멸에까지 이르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공무원은 “자료의 양이 많고 적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 구미시나 시민을 위한 자료도 아닌 자신들의 송사 관련 자료를 이런 긴급한 시국에 요구하는 것 자체가 문제가 있는 것”이라며 “시민을 대표하는 시의원으로서 자질이 의심스럽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구미/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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