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 대남병원·경주 술집 등
최초 확진자 경로 ‘오리무중’
시도민들 불안감만 더해가
“원점서 다시 면밀히 살펴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하늘에서 내려왔습니까, 땅에서 솟았습니까, 누가 살포했습니까”

경북지역 주요 대규모 시설에서 발생한 최초 확진자의 감염경로가 한 달이 넘도록 오리무중이기 때문에 내뱉는 도민들의 넋두리다.

청도 대남병원과 봉화푸른요양원, 경주 술집, 이스라엘 성지순례단, 대구 신천지교회 등에서 발생한 최초 확진자의 감염경로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청도 대남병원은 지난달 19일 환자 2명이 양성판정을 받은 이후 20일 환자 9명과 직원 5명, 21일 환자 92명과 직원 4명, 25일 직원 1명, 26일 직원 1명, 28일 직원 1명이 양성판정을 받았다.

이 병원의 코로나19 확진자는 24일 0시 기준으로 환자 103명과 직원 12명 등 115명으로 집계됐다. 이 중 환자 8명과 직원 1명이 사망했다.

문제는 집단감염 사례의 감염경로가 오리무중이라는 데 있다.

단지, 미지의 확진자가 집단 내부로 진입하며 대규모 확산을 일으켰다는 정도만 추정이 가능한 상태다.

대구 신천지교회 교인인 31번 환자의 GPS 추적 결과 청도 방문력이 나타났지만 대남병원 방문 이력은 없던 것으로 확인됐다.

경주의 술집도 마찬가지다.

이 술집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확진자가 16명이 발생했다. 경주시 확진자 36명 중 절반가량 된다.

술집 주인과 손님은 물론 이들과 접촉한 사람들까지 줄줄이 감염됐다.

지난 15일 이 주점 주인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이어 18일 경주세무서 직원 4명, 19일 요양보호사 1명 등 21일까지 손님 9명이 확진자가 됐다.

경주지역 31번째 확진자 택시기사도 이곳을 다녀간 손님이었다.

확진자의 가족과 직장동료 등 2차 감염된 사람을 합치면 이 주점과 관련된 확진자가 16명에 이른다.

택시를 탄 손님 중에서 확진자가 더 나올 가능성도 있다.

주점 주인이 어디서 감염됐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고 있다.

봉화푸른요양원의 최초 확진자 2명은 지난 4일 발생했다.

이어 5, 6일 양일간 49명의 확진자가 무더기로 나온 이래 24일 현재 봉화군 70명의 확진자 중 68명이 요양원에서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중 5명이 사망했다.

최초 감염자의 감염경로는 아직까지 밝혀지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 성지순례단의 확진자 감염경로도 오리무중이기는 마찬가지다.

이스라엘 성지순례에 참여한 천주교 안동교구 신자 39명(가이드 1명 서울 포함) 가운데 31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다.

코로나19 감염과 관련 인천공항으로 귀국한 성지순례단원들은 “인천공항에 도착한 뒤 버스 편으로 귀가하는 시간에 감염됐을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경북도민들은 “코로나19 최초 확진자의 감염경로가 밝혀 지지 않는다면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 지 불안할 수밖에 없다”며 “모든 가능성을 열어 두고 원점에서 다시 면밀히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규동기자 kdkim@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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