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선거가 임박해가면서 희한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민주당이 권리당원 투표라는 쇼를 거쳐서 똑같은 작당을 벌이기 시작한 것이다. 민주당은 조국 수호 단체가 중심이 된 ‘더불어시민당’을 비례당 플랫폼으로 결정했다. 친문(재인) 성향의 여권 인사들이 참여하는 ‘열린민주당’도 등장했다. 통합당의 통발 하나를 시비하던 민주당이 뒤늦게 복수의 통발을 던진 형국이다.
양 진영은 서로 ‘도둑질’이라며 비난에 열을 올리고 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유튜브에서 미래한국당을 도둑차, 더불어시민당을 경찰차에 비유해 또 한편의 저질 궤변을 창작했다. 진중권 전 교수는 마트에서 도둑질하는 사람을 욕하다가 뒤늦게 배가 아파 자기도 도둑질하는 해괴한 행동에 날카롭게 비유했다. 더욱이 양당의 위성 정당들은 비례 순번을 놓고 또 한 번 아귀다툼 드잡이질이다.
국민을 한낱 통발놀음에 현혹되는 피라미 정도로 치부하는 이 같은 오만방자한 행태에 국민의 분노가 저절로 치솟는 중이다. 이래저래, 일찌감치 ‘중도’를 표방하고 담백한 비례 정당을 구축한 국민의당 안철수만 수지맞게 되는 것 아니냐는 성급한 전망마저 나온다. 어쨌든 거대 정당들의 좀도둑·소도둑 꼴불견 행태는 유권자들이 냉엄하게 심판해야 마땅하지 않을까 싶긴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