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욱 시인
김현욱 시인

‘라조하라낭’이란 ‘더러운 찌꺼기를 닦아낸다’는 뜻이다.

김열권 법사의 책 ‘보면 사라진다’에 쭐라빤다카라는 비구가 나온다. 쭐라빤다카라는 형과 같이 출가했는데 매우 둔하여 법문을 들으면 금세 잊어버렸다고 한다. 붓다는, “쭐라빤다카야, 너는 지금부터 동쪽으로 앉아서 이 수건으로 마루를 닦으면서 ‘라조하라낭’이라고 외우도록 하라”고 이르셨다. 쭐라빤다카라는 열심히 마루를 닦으면서 ‘라조하라낭’을 외웠다. 닦을수록 수건에 먼지가 묻어 뻣뻣하게 변하니 거기에서 무상을 느꼈다.

이때 붓다께서 천안(天眼)으로 이를 보시고, “쭐라빤다카야, 비단 수건만이 그러한 것이 아니라 사람의 마음에도 탐진치의 때가 끼느니라. 이 때를 벗기어 내면 사성제를 깨닫고 아라한이 되느니라.”고 하셨다. 쭐라빤다카야는 몸과 마음의 현상 관찰에서 ‘라조하라낭’으로 탐진치를 닦아내어 아라한이 되었다고 한다.

쭐라빤다카의 ‘라조하라낭’ 염송 수행은 만트라 수행법이라고도 한다.

‘만트라(mantra)’는 산스크리트어로 타자에게 축복을 베풀고, 자신의 몸을 보호하며, 깨달음의 지혜를 획득하기 위해 외우는 진언, 경, 주문, 찬가 등을 나타내는 말이다.

김열권 법사에 따르면, “요가에서는 이것이 음성에 의한 수행 방법으로 발전되었고, 대승 불교에서는 제불을 상징하는 문자나 붓다에 대한 찬가, 기도의 형태로 상징화되어 나타나기도 한다. 티벳 밀교에서는 만트라를 이용한 수행 방법이 발달되었다”라고 한다.

인도의 성자, 라마나 마하리쉬는 ‘나는 누구인가’를 최초의 만트라 염송이라고 했다. 만트라 염송은 사마타(定)를 강화시키고 위빠사나(慧)를 계발한다. 밀교와 선종의 사상을 설한 대승경전인 능엄경 원통장에 따르면, “25가지 위빠사나 수행 방법 중에서 이근원통인 염불식 위빠사나가 말세 중생에게 가장 적합하다”고 전한다.

이근원통(耳根圓通)이란, 소리에 집중해 깨달음을 얻는 수행법이다. 티벳 불교의 ‘옴 마니 반메 훔’도 마찬가지다. 이와 같은 만트라를 염송하면서 소리(귀)에만 집중하면 사마타 수행이 되지만, 소리의 변화와 오온을 관찰하거나, 몸과 마음의 변화를 미세하게 관찰하면 위빠사나 수행이 된다.

아둔했던 쭐라빤다카는 ‘라조하라낭’을 지극하게 염송하여 깨달음을 얻었다. 오늘 쭐라빤다카의 ‘라조하라낭’을 시작으로 다양한 만트라 염송을 소개하는 이유는 대단한 정신통일이나 깨달음을 바래서가 아니다.

코로나19로 많은 사람이 불안과 두려움에 시달리고 있다. 경제가 휘청거리고 일상은 무너졌다. 뉴스보기가 두렵다. 사람이 무섭다. 언제 이 상황이 끝날지 아무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코로나19 백신과 치료제는 결국 개발될 것이다.

불안과 두려움보다는 오늘밤 잠자리에 누워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를 세 네 번 반복하며 염송을 해보면 좋겠다. 알다시피, 걱정한다고 달라질 것은 없다. 가족과 친구, 나 자신을 떠올리며 다시 한 번 말해보자.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