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에 살던 17세 소년이 폐렴 증세로 사망한 사연이 알려지면서 응급 등 일반 환자의 의료공백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고열환자의 경우 일반병원을 찾으면 보건소로 보내고, 보건소에 가면 일반 병원으로 가라하는 등 우왕좌왕하는 경우가 적잖이 발생해 환자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고 한다.

고열로 병원을 찾았던 경산의 17세 소년의 죽음은 코로나로 인한 진료공백이 낳은 불행한 결과다. 지난 12일 고열로 경산 중앙병원을 찾았던 이 소년은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됐으나 선별진료소가 문을 닫는 바람에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하고 집으로 되돌아갔다. 다음날 병원을 다시 찾아 코로나19 검사를 했지만 결과가 나오지 않아 입원을 못하고 대기했다. 그러나 이날 오후 증세가 갑자기 악화돼 영남대병원으로 긴급 이송을 했으나 치료적기를 놓쳐 사망에 이른 것이라 한다.

대구에서 처음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한 지 벌써 한 달을 훌쩍 넘겼다. 확진자수가 전국적으로 8천명을 넘어섰고 사망자도 100명 선을 넘었다. 이제 코로나19 사태는 장기전에 돌입한 셈이다. 의료체계가 코로나19 사태에 맞춰 긴급 운영되면서 의사 등 의료자원이 부족하고 코로나19 검사를 우선하다보니 일반 환자에 대한 의료공백이 생겨나고 있는 것이다. 중증이나 응급 등 일반 환자들이 진료를 걱정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특히 병원을 찾은 고열 환자가 코로나19로 확진 판정을 받게 되면 병원 폐쇄 등의 조치가 뒤따르기 때문에 병원마다 고열환자에 대한 진료 기피가 사실상 팽배한 실정이다. 이제 코로나19 관련 의료체계를 장기화에 초점을 두고 의료공백 해소를 위한 시스템 보완에 나서야 한다.

중증 코로나19 환자 수용시설이나 코로나19 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병실 운영 등 대안 마련이 필요하다. 보건당국의 정책적 결정이 빨라야 의료공백으로 인한 문제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는 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져가고 있다. 의료진의 적극적 대처로 우리나라에선 비교적 차단에 성과를 내고 있다. 그러나 현재의 상황을 절대 낙관할 수가 없다. 코로나19의 대응체제를 상시 운영하면서 각급 의료기관의 진료체계를 안정적으로 끌고 갈 수 있는 의료체제 구축이 시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