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장기화 분양시장 최악
올 한해 물량 31만5천여 가구 중
9천가구 겨우 넘어 2.8% 그쳐
분양경기실사지수 실적치도
대구 12.2p 등 큰 폭 하락 보여

올해 1분기 동안 전국 분양예정물량이 2%대로 쪼그라들었다. 연초에 주택청약업무가 금융결제원에서 한국감정원으로 이관되는 과정에서 분양시장이 한달간 멈췄고, 이후 코로나19 사태가 확산한 영향이다. 대부분 건설사가 분양을 미루는 등 분양일정이 차질을 빚으면서 분양경기도 역대 최악 수준으로 나타났다.

22일 한국감정원 청약홈에 따르면 이날까지 임대를 제외한 전국에서 분양된 민영단지는 총 22곳, 9천12가구다. 올해 분양예정물량은 총 31만5천여가구로, 현재까지 예정물량 중 약 2.8%만 분양한 셈이다. 올해는 지난해 분양되지 못했던 사업지들의 물량이 반영될 예정이어서 지난해 29만5천666세대보다 2만여 가구가 더 분양될 예정이었다. 다만, 1분기가 다 지나고 있는 상황에 코로나19 영향으로 봄 부동산시장까지 휘청거리면서 올해 전체 예정물량이 줄어들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이달 말까지 6개 단지에서 4천466가구가 더 청약을 받을 예정이지만, 이를 더해도 1분기 공급물량은 올해 총 공급예정물량의 4.2% 수준에 그치게 된다.

대구지역 한 건설사 관계자는 “사이버 견본주택 등의 다양한 대책이 나오고 있지만, 실제 견본주택을 오픈해 사람을 끌어모으는 것과는 홍보효과 차이가 크다”면서 “특히 연초 분양예정이었던 아파트가 일정을 하반기로 미루면 당초 하반기 분양을 계획했던 아파트와 일정이 겹쳐 양쪽 다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프리미엄 브랜드를 보유한 대형건설사의 분양일정에 따라 같은 지역에 아파트를 공급하는 중대형, 중소형 건설사들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일정을 조정하는 상황도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분양경기실사지수도 역대 최악 수준이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3월 서울의 분양경기실사지수는 69.6으로, 조사 이래 최초로 60선을 기록했다. 분양경기실사지수 실적치 역시 서울 외에도 인천과 경기가 각각 전주보다 21.4포인트, 19.4포인트 떨어지면서, 그동안 분양시장에서 강세를 보였던 수도권이 모두 하락했다.

지방 분양경기를 이끌던 대·대·광(대구, 대전, 광주)도 전체적으로 하락했다. 대구 12.2포인트, 대전 34.5포인트, 광주 40.3포인트 등으로 떨어졌다.

주택산업연구원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하면서 3월 분양시장 여건에 대한 인식이 전반적으로 악화됐다”며 “서울이 조사 이래 최저치를 기록한 동시에 다른 지역들 역시 모두 전망치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안찬규기자

    안찬규기자

저작권자 © 경북매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