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장 했지만 찾는 발길 없어
상인들 “가게 지키고만 있을 뿐”

“너무 비싸예 좀 더 깎아주이소.”

대구지역 최대 전통시장인 서문시장이 코로나19 쇼크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9일 대구시 등에 따르면 대구 중구 대신동 위치한 서문시장은 대구에서 코로나19 31번째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2월 18일부터 3월 8일까지 전면 휴장했다.

서문시장은 지난 9일부터 다시 문을 열었지만 바이러스 감염을 우려한 시민들은 여전히 외출을 자제하고 있어 좀처럼 활기가 돌지 않고 있다.

실제로 19일 오후 방문한 서문시장에는 물건을 구매하려는 시민이 좀처럼 눈에 띄지 않았다.

아직도 천막을 걷지 않은 노점상과 가게 문을 닫은 상점도 꽤 눈에 띄었고, 시장을 서성이거나 오가는 사람 대부분이 상인들이었다.

간간이 지나가는 손님들은 매대에서 1m 이상 떨어져 눈길만 주고는 선뜻 다가서지 않는 모습이었다.

액세서리 도소매점을 운영하는 최모(54)씨는 “지난 9일부터 문을 열었다가 5천원어치 판 뒤 가게를 닫았고 혹시나 하는 마음에 지난 12일 다시 문을 열었지만, 아직까지 단 1개도 팔지 못했다”며 “더는 문을 열어야 할 의미가 없어 내일부터 다음주까지 문을 닫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때 코로나19 확산세가 꺾이는 듯하던 대구지역이 최근 한 요양원을 중심으로 확진자가 대거 발생하면서 서문시장을 찾는 이들은 발자취를 감춰 버렸다.

앞으로 또 얼마나 많은 확진자가 나올까 하는 염려 때문에 시장 상인들은 불안함과 초조함으로 덩그러니 가게만 지키는 실정이다.

여기에다 권영진 대구시장이 당부한 3·28운동도 시장 방문자를 더욱 줄이는 효과를 내면서 자발적으로 문을 닫는 가게가 또다시 하나 둘씩 늘고 있다.

손님도 없는 가게에 온종일 있는 것도 힘들고 전기료, 점심 식사비 등 이도 만만찮기 때문이다.

30년 넘게 한복점을 운영 중이라는 김모(76)씨는 “내가 평생 살다가 이런 일을 처음 겪는다”면서 “휴장 후 열흘 동안 문을 열어놔도 매출이 전무해 그냥 시간만 보내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서문시장 관계자는 “평소처럼 정상적일 때는 주차차량이 2천여 대 가까이 입차 됐는데 코로나19 이후 300대로 줄었다가 이제 겨우 800대 수준까지 오르고 있다”며 “이마저도 대부분이 시장 내 상인들의 차량”이라고 설명했다.

/심상선기자 antiphs@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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