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에 배달업계 호황
주문 폭증에 잇단 과속·신호위반
종사자·시민 사고의 위험에 노출
경찰 단속 확대 등 대책 마련 절실

코로나19 확산으로 배달업계가 전례없는 호황을 맞이하고 있는 가운데 갑작스러운 주문량 폭증으로 관련 종사자들과 시민들이 사고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바이러스 감염 우려가 높아지면서 시민들이 직접 마트를 찾아 장을 보거나 식당에서 외식하는 것을 자제하고 어플리케이션 등을 통해 음식을 배달시켜 먹는 비율을 높이면서 배달업계에 ‘속도전쟁’이 다시 불붙게 됐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배달업계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퀵서비스’의 경우 배달 건수에 따라 수익이 좌우되기에 일부 종사자들이 빠른 배송을 위해 과속, 신호위반 등을 일삼고 있어 경찰의 강력한 단속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18일 오후 대구 달서구 진천동 한 아파트 단지 주변 도로는 배달음식을 담은 다수의 오토바이들이 이곳 저곳을 오갔다.

이들은 과속 및 신호단속이 없는 곳에서는 자연스럽다는 듯이 법규를 어겼다.

신호를 무시하는 것은 물론 사람들이 걸어다녀야 하는 횡단보도와 인도를 자유자재로 오가며 보행자를 위협했다.

시민 전모(33·여·달서구)씨는 “아무리 바빠도 그렇지 아이들이 많이 사는 동네에서 저런 식으로 운전해 사고라도 나면 어떻게 하냐”며 “며칠 전에도 횡단보도를 건너다 맞은편에서 오던 배달 오토바이에게 치일 뻔 했다. 경찰이 단속을 강화해줬으면 한다”고 분통을 터트렸다.

같은날 대구도시철도 1호선 상인역 인근에서도 아찔한 상황이 발생했다.

법규를 지키며 운행 중이던 한 차량이 갑작스럽게 골목에서 튀어나와 자신을 앞질러 가버린 배달 오토바이 때문에 급정거를 하며 사고 직전까지 몰린 것이다.

운전자 김모(35)씨는 “예전에는 난폭 운전하는 택시운전사분들이 주행할 때 가장 무서웠는데, 요즘은 배달하는 오토바이 운전자들이 가장 무섭게 느껴진다”며 “강력한 단속이 없으면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도 큰 사회적 문제거리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처럼 배달 종사자들이 ‘곡예운전’을 이어가다보니 사고 건수도 늘고 있다.

대구지방경찰청에 따르면 31번 확진자가 발생한 지난 2월 18일부터 3월 15일까지 대구지역에서 발생한 이륜차(오토바이 등) 교통사고는 모두 93건으로 지난해 같은기간 82건보다 11건 늘었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서 수시 단속할 수밖에 없지만 인력이 많이 부족한 상황이며, 경찰의 단속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사회적으로 공론화시켜 주민 신고 포상제를 시행하고 인도·횡단보도·공원 등에서 주행이 적발되면 업체에서 해당 오토바이의 운행을 정지시키는 등 연계 시스템 운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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