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곽대훈· 홍준표 이어
정태옥·이진훈 “무소속 출마”
구미 백승주·경주 김석기도
지역구민들 강력하게 요청

미래통합당 대구 북구갑 공천에서 배제된 정태옥 의원이 18일 통합당 대구시당 당사에서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보수의 본산이라고 불리우는 대구와 경북에서 ‘보수 분열’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특히,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회의 ‘공천 학살’이 굳어지면서 이 같은 양상은 더욱 심화되는 상황이다.

18일 정태옥(대구 북구갑) 의원은 통합당 대구시당서 기자회견을 갖고 “당 공관위의 대구 북구갑 공천은 주민의 여론과 정서를 외면한 사천이었다”며 탈당과 함께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정 의원의 무소속 출마는 지난 13일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곽대훈(대구 달서갑) 의원에 이은 현역 두 번째다. 지난 17일 홍준표 전 자유한국당 대표가 대구 수성못 상화시비 앞에서 ‘40일간만 탈당’을 전제로 무소속 출마를 강행한 점에 비춰보면, 대구·경북에서의 무소속 출마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실제로 경북에서는 현역인 백승주(구미갑) 의원과 김석기(경주) 의원 등이 지역구민이나 단체로부터 무소속 출마를 강하게 권유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보수표의 분열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심지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인사들 대부분이 “당선 이후 통합당에 복당하겠다”는 전제조건을 달고 있어 보수 성향을 지닌 지역 유권자들의 표심을 크게 흔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정태옥 의원은 “당 공관위의 대구 북구갑 공천은 주민의 여론과 정서를 외면한 사천이었기에 북구민들에게 직접 선택을 받기 위해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고 당선 후에는 곧바로 복당을 신청하겠다”고 강조했다. 같은 날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이진훈 전 수성구청장도 “통합당 김형오 공관위원장의 막장 공천으로 수성을에서 컷오프 위기에 몰린 주호영 의원이 수성갑에 낙하산을 타고 오면서 경선 기회조차 갖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따라, 지역 정가에서는 보수 분열에 이은 민주당의 ‘어부지리론’까지 제기되는 등 보수표 분산을 일찌감치 예견하고 있는 상태다.

민주당은 지난 2004년 이후 16년 만에 대구 전 지역구에 총선 후보자를 모두 공천했다. 또 대구 달서을과 달성군에서는 치열한 당내 경선을 통해 후보자를 결정하는 등 상당히 고무된 분위기다. 민주당 측 관계자는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이 경북 지역에 첫 지역구 의원을 배출할 것이라는 소문이 파다하다”며 “대구·경북지역에서 최소한 4∼5석은 차지할 것이라는 분석마저 나오고 있다”고 했다.

이러한 분석에는 통합당 출신의 무소속 출마자들이 증가하는 것이 제일 큰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관측된다. 즉, ‘통합당 출신 무소속 후보자들이 많을수록 보수표의 분산이 발생하고 평균 20∼30%에 달하는 민주당 측 콘크리트표를 감안하면 무소속 인사들의 표 삭감으로 인해 민주당 후보의 약진은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이다.

대구지역 한 예비후보는 “컷오프 이후 주위에서 무소속 출마를 권유하는 지역민들이 꾸준히 늘고 있는 상황이라서 상당히 고심을 하고 있다”면서 “오히려 권유하는 유권자들 하나 같이 당선 후 복당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견해를 피력하고 있을 정도”이라고 소개했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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