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우리사회에는 지금껏 한 번도 구경해 보지 못한 진풍경들이 속출되고 있다.

마스크 대란이란 꿈에도 생각지 못한 일이 벌어졌다. 아침부터 마스크를 사기 위해 줄을 서야하고 그나마 한 사람이 두 장만 구매가 가능하다. 시간을 맞추지 못하면 재고가 동나 그것마저 살 수가 없다. 국민소득 3만달러 나라에서 마스크 사려고 줄 설 줄은 아무도 몰랐다. 버스나 지하철은 손님이 없어 한달 째 텅 비었다. 어떠한 자리에도 마스크를 써야 소통이 가능하다. 마스크를 낀 채 행사를 하고 사진도 찍지만 진작 웃는 얼굴은 드러나지 않는다. 웃픈 세상이다. 관공서 구매식당에는 난데없는 칸막이가 등장했다. 식사도 일렬로 앉아서 먹는다. 밥맛이 영 아니다. 오순도순 이야기를 해야 밥맛도 나는 법인데 코로나19가 동료 간 식사도 밥맛도 갈라놓았다.

홍콩에서는 마스크를 사러 1만명이 줄을 섰다. 중국의 한 결혼식은 10분만에 초고속으로 끝냈다는 소식이다. 인기 스포츠 경기나 공연도 줄줄이 연기가 됐다. 세계 최대 부국인 미국에서는 코로나19 여파로 생필품 사재기가 빚어진다고 한다. 진풍경이다.

한국은행은 우리 역사상 처음으로 0%대로 금리를 인하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타격을 막기 위한 고육지책이라 한다. 효과는 미지수다.

온 국민의 신경이 코로나19에 집중되다보니 어느덧 총선이 한 달도 안 남았다. 코로나19를 눈가림으로 하고 꼼수 정치까지 판을 친다. 여야의 공천도 잡음이 끊이질 않는다. 코앞에 다가온 총선을 두고 유권자는 후보도 공약도 모르고 깜깜이 선거를 해야 할 것 같다.

이 같은 진풍경들이 국민에겐 코로나19 우울증으로 덮쳐온다. 우울증을 호소하는 이가 엄청 늘었다. 이것 또한 진풍경이다.

/우정구(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