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중이용시설 방문객 상승세
또 다시 감염위험 노출 ‘우려’
市 “안정기 아냐… 자제 당부”

코로나19 확진자 최다 발생에도 ‘사회적 거리두기’를 스스로 실천하며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 중인 대구시민들의 인내심이 사태 장기화로 인해 점점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지난 2월 18일 31번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1개월에 가까운 시간 동안 자가격리나 다름없는 생활을 하던 시민들이 더이상 참지 못하고 외출빈도를 점차 높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공원, 산책로 등 탁트인 외부공간 이외에 백화점, PC방 등 다중이용시설에도 방문객 수가 늘고 있어 시민들이 또다시 감염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15일 대구의 한 백화점. 1주일 전 한산한 모습을 보이던 것과 달리 이 백화점은 지하 4층까지 주차한 차로 가득했다.

백화점 내부 역시 곳곳에 사람들이 가득했으며, 식당가에는 가족단위로 나온 시민들이 마스크를 벗은 채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백화점에 위치한 영화관도 상황은 비슷했다. 내부 객석은 반 정도가 차있었으며, 2시간 여의 상영시간을 관람해야되다 보니 자연스레 마스크를 벗고 음료나 간식을 마시기 일쑤였다.

영화 관람을 하러 나왔다는 시민 김주연(33·여·달서구)씨는 “거의 한달을 집에만 있다보니 우울증이 걸릴 것 같아 밖으로 나왔다”며 “백화점이나 영화관을 찾는 게 무서운 마음은 들지만, 마스크를 쓰고 손 소독을 잘하면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 생각하고 이곳을 찾았다”고 말했다.

같은날 대구 수성못의 식당가 및 커피전문점도 북새통을 이뤘다. 또 산책로는 사람이 몰려 통행이 어려울 정도였다.

김태성(31·수성구)씨는 “‘설마 사람이 많을까’라는 생각에 운동 및 강아지 산책을 할 계획으로 평소 자주 오던 수성못을 찾았는데 생각보다 훨씬 많아 놀랬다”면서 “커피 한 잔을 사는데 10분을 줄 서있었고, 운동하는 사람 중에는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들도 간혹 있어 일부러 피해서 다녔다”고 말했다.

방심한 시민들이 늘어나며 오히려 감염에 노출되고 있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같은 현상에 대해 정부와 대구시는 아직 코로나19가 종식단계가 아니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할 단계는 아니라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김강립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총괄조정관은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조치 못지않게 사회적 거리 두기가 매우 필수적인 상황이다”며 “국민 불편과 사회경제적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이런 요구를 드릴 수밖에 없는 방역당국도 매우 곤혹스러운 입장이다”고 전했다.

권영진 대구시장도 “신천지라는 급한 불은 껏지만, 지금은 결코 안정기가 아니며 감염경로를 밝힐 수 없는 2차, 3차 감염이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 발생하고 있다”며 “한 달 가까이 겪어온 고통을 2주 더 감내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김재욱기자

    김재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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