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거리 여행 자제 울릉 관광객 뚝
감소 현상 심각… 대책 마련 절실
울진군은 청정 소식에 반짝 특수
주민들 “유입될까 달갑지 않아”

“관광객이 와도 걱정이고 안 와도 걱정입니다.”

‘코로나19 청정지역’을 유지하고 있는 울릉군과 울진군이 코로나19 사태 이후 관광객 증감에 따른 딜레마에 빠졌다.

지역 대표 관광지인 울릉지역 주민들은 코로나19로 인해 관광객이 급격히 감소한 것에 대해 “관광객이 오면 코로나19에 감염될까 걱정이고, 오지 않으면 굶어 죽을까 걱정”이라고 했고, 뜻하지 않은 ‘관광특수’가 발생한 울진 주민들은 “갑작스럽게 증가한 관광객들로 코로나19 유입이 우려된다”며 혼란스러워 하고 있다.

15일 경북도 등에 따르면 도내에서는 지난달 19일 코로나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이후 꾸준히 숫자가 늘어 15일 오전 0시 현재 1천157명이 양성판정을 받아 19명이 숨졌고 163명이 격리해제 됐다.

경산에서 전체의 절반에 가까운 521명의 확진자가 발생한 가운데 청도 141명, 구미 57명, 포항 47명, 안동 47명 등 21개 시·군에서 확진자가 발생했다.

반면 울릉군과 울진군은 이날까지도 도내에서 유이하게 확진자가 단 한 명도 나오지 않은 지역으로 분류되며 코로나19 청정지역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양 지역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발생하지 않고 있다는 공통점을 지니고 있지만 관광객 유치에 있어 희비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

울릉군은 최근 심각한 관광객 감소현상을 겪고 있다.

15일 울릉군에 따르면 2020년 들어 지난 8일까지 울릉도를 찾은 관광객은 3천812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만912명에 비해 7천100명(65.1%)이나 감소했다.

감소세는 이달 들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1∼8일 299명 만이 울릉도를 찾아 지난해 같은 기간 5천77명보다 4천778명이나 줄었다.

많은 시민들이 코로나19 확산을 우려해 ‘사회적 거리두기’를 스스로 실천하며 원거리 이동을 자제하고 있는 가운데 ‘관광지’인 울릉도 방문계획을 세우기에는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코로나19 유입을 우려해 울릉군이 독도전망 케이블카, 태화 모노레일 등 주요 관광시설 운행을 중단한 것도 관광객 감소의 또다른 요인이 되고 있다.

관광객 감소가 지속되며 울릉지역 관광숙박 16곳과 관광펜션업 10곳, 국내 여행업 30곳이 무기한 휴업에 들어갔다.

지역 관광업계에서는 “코로나19사태는 2014년 세월호 침몰사고와 2015년 메르스사태보다 더욱 심각하다”며 “정부차원의 대책이 요구된다”고 입을 모았다.

관광객 감소로 울상을 짓고 있는 울릉군과는 반대로 울진군은 급격한 방문객 증가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울진군에 따르면 지난 14∼15일 후포검문소를 통해 울진을 찾은 외부 차량은 약 5천500대다. 1대당 2명이 탔다고 쳐도 1만1천여명이 울진을 찾을 셈이다.

관광객이 많지 않은 울진지역의 사정을 감안할 때 평소라면 방문객 증가는 지역민들이 크게 환영할만한 일이다.

하지만 울진군 주민들은 코로나19 유입을 우려해 이같은 현상을 달갑지 않은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지역 상인들은 “울진을 찾아주는 것은 고맙지만 너무 인파가 몰리는 것은 조심스럽다”고 전했다.

실제로 지난 8일 울진군 북면주민센터에는 ‘이상한 신고’가 접수됐다. 덕구온천이 있는 응봉산에 주차 중인 대구 관광버스를 단속해달라는 내용이었다.

관광객을 바라보는 울진군민들의 어수선한 마음을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

울진군 관계자는 “외부활동을 자제해 온 관광객들이 상대적으로 코로나19 감염 위험이 적은 울진을 찾은 것 같다”고 말했다.

/김두한·장인설기자
 

    김두한·장인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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