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영세안동시장
권영세 안동시장

안동은 문화재의 보고이자 산실이다. 낙동강 상류에 위치해 있으며, 안동댐과 임하댐 등 두 개의 다목적댐이 건설되어 있어 각종 지역 개발 사업이 제한을 받는다. 이런 지역 여건으로 인해 문화자산은 지역 관광산업의 활로를 열어가는 알짜배기 동력일 수밖에 없다.

따라서 곳곳에 산재해 있는 지정문화재 중심의 문화적 자산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관광산업과 연계해 지역의 성장 동력을 이끌어내느냐 하는 것이 관건이다.

안동은 현재 328점의 문화재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경주와 더불어 전국 최고 수준이다. 이 중 국보는 ‘징비록’을 비롯해 5점, 보물은 ‘퇴계선생문집’ 목판 752매와 김성일 종가 전적 56종을 비롯해 42점이 지정돼 있다.

이외에도 구리측백나무숲 등 7곳은 천연기념물, 백운정 개호송과 만휴정 원림은 명승, 도산서원과 병산서원 2곳은 사적으로 지정돼 있다. 차전놀이(제24호)와 하회별신굿놀이(제69호)에 이어 지난해 12월 안동시 임하면 금소리 안동포 타운의 삼베짜기가 국가무형문화재 제140호로 지정됐다.

조선 시대 궁중 진상품이었던 ‘안동포’는 마을 사람들의 협업을 통해 생산되고 후대로 전승된 집단적 기술의 산물로 길쌈 문화의 상징이다. 특히 기원전 1세기 낙동강 유역에서 명맥을 이어오던 대마의 역사가 지금도 여전히 안동의 작은 마을에서 재현되고 있는 것은 단순한 기술 전수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사)안동포마을문화보존회가 삼베짜기의 보유단체로 지정된 것은 당연한 수순인 것이다.

이뿐만이 아니다. 안동은 500년이라는 시간의 흔적이 고스란히 깃든 오랜 가옥이 지역 곳곳에 있다. 인위적으로 한데 묶어놓거나 마을을 부러 조성한 것이 아닌, 예전부터 있어 온 그대로의 모습으로 말이다.

더욱이 대부분 국가민속문화재로 지정돼 세계유산의 도시로서 우리 유산의 원형이 얼마나 잘 보존되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 가운데 하회마을(2010년), 봉정사(2018년), 도산서원·병산서원(2019년)이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는 쾌거를 이루면서 관광산업을 통해 지역 먹거리를 해결할 수 있는 여건이 한층 더 탄탄해졌다.

특히 올해는 안동 브랜드가치의 성장을 재촉하는 큰 걸음이 될 것이다. 문화는 곧 도시를 상징하는 매력이 되고 그 매력은 곧 자본으로서 브랜드 가치가 된다.

이러한 문화자산이 관광이라는 연결고리를 통해 지역 성장 동력이 되고 훌륭한 먹거리가 된다는 사실은 이번에 안동이 대한민국 지역관광거점 도시로 선정되는 과정에서도 여실히 증명되었다.

대한민국 관광거점 도시 육성 사업은 △하회-로열웨이권역 △원도심권역 △안동댐권역 △도산권역으로 나누어 5년간 17개 사업에 1천억 원을 중앙정부가 투자하는 관광 한국 메가(mega) 프로젝트이다. 관광 안동의 비전과 선정비결의 숨은 일등 공신은 누가 뭐라고 해도 안동의 다양하고 심층적인 문화자산이라 할 수 있다.

안동은 이제 대한민국 관광거점 도시라는 바탕 위에 세계유산도시로 도약하는 포부도 당당하게 진행하고 있다.

유교책판(儒敎冊版·2015년)의 세계기록유산 등재를 넘어 만인소(萬人疏), 편액(扁額), 내방가사(內房歌辭)까지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하기 위한 만반의 준비를 마쳤다.

또한, 올해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신청 대상으로 선정된 하회별신굿탈놀이가 2022년 최종 등재되면, 안동은 세계유산과 세계기록유산, 인류무형문화유산 등 유네스코 3대 카테고리를 모두 완성하는 유일한 지자체라는 명성과 함께 세계유산 8건을 보유하는 유일무이한 도시가 된다.

그동안 안동이 문화관광에 중심을 두고 나아가고 걸어간 방향은 옳았다. 재앙이라는 인식에 머물러 있던 안동, 임하댐을 축복으로 전환한 저력만큼이나, 점으로 흩어져 있던 문화유산을 관광이라는 선으로 연결하는 진화적 작업은 분명히 우리 안동의 미래를 더욱 밝게 할 것이다.

이제 이러한 철학의 방향 위에서 문화관광과 바이오산업, 농업, 교육, 교통, 물 등의 다양한 자원과 기반을 어떻게 밥으로 연결할 것인가를 고민한다면 더 많은 것들이 새롭게 조합되고 창조되어 위대한 안동의 여정은 계속될 것이라고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