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는 바야흐로 ‘팬데믹’, ‘세계적 대유행’에 들어갔다고 한다. 테드로스 아드하놈 게브레예수스 WHO 사무국장의 선언은 벌써 늦었다는 비판과 함께 뉴욕증시를 다시 한 번 폭락시켜 버렸다. (이 분 국적은 에티오피아라던가. ‘다음’ 포털에 들어갔더니 사람들은 국적이 그렇게 궁금했던 모양이다.)

이 와중에 한국은 다 알 듯 벌써 확진자 8천 명을 넘겼다. 그래도 이탈리아의 걷잡을 수 없는 상황, 일본과 미국의 ‘검사 안 하기’ 전략과는 달리 열심히 방어하고 있는 중이다. 진단 숫자로 세계 어느 나라보다 높고 사망률도 다행히 아직 1퍼센트 미만이다.

일본이 한국을 향해 ‘입국 금지’ 조치를 내린 것은 아베가 얼마나 무능한지, 한국을 자기 통치의 값싼 도구로 삼는지 보여준다. 언론에서는 일본이 알려진 것보다 열 배는 더 많을 것이라고들 한다. 올림픽은 세계 잔치니 잘 되어야 하겠는데, 이 상태에서는 장담할 수 없다.

이래저래, 이번 선거는 아예 ‘코로나 선거’다. 코로나19, ‘신천지’, ‘마스크’, ‘확진자’, ‘추가경정예산’, ‘입국 금지’ 같은 말들이 숨 가쁘게 언론에 오르내린다.

정치는 어떻게 될까? ‘만주 정치평론가’의 시선에 이번에는 이재명이 보인다. 사태가 벌어지자 그는 신속하게 ‘신천지’를 급습해서 명부를 내놓으라고, 안 내놓으면 큰일 날 줄 알라고 으름장을 놨다.

그가 ‘원하던 대로’ 지지율이 크게 용트림을 했다. 한 주마다 하는 여론조사, 나는 신임하지 않지만, 암튼, 이번 코로나19에 득 본 사람은 이재명, 안철수, 박원순 등이라고 했다.

여러 가지 세평들이 교차하지만 이재명 하면 뭣보다 뚝심, 행정력 같은 말이 떠오른다. 직설적 언사도 온갖 풍파 거치면서 한결 제련되었다. 그나저나 그 여자 영화배우 어디로 갔는지? 그 여성작가는 또 어디로 갔고? 왕년에 장관 지낸 분은 왜 그렇게 집요하게 따지고 들었는지?

사실 이재명 목숨은 아직도 ‘간당간당’이다. 벌금 300만원의 ‘죄’라는 게 우습기 짝이 없건만, 그래도 대법원이 그의 ‘명줄’을 쥐고 있다.

그런데도 그 ‘뭣이냐’ 비례연합당이라는 걸 비판하고 나섰다나? ‘통합당’ 비례당이든 ‘민주당’ 비례연합당이든 나도 사실은 고개 갸웃이다. 도대체 어쩌자는 말이냐는 말이다.

코로나19도, 정국도, 미세먼지 날씨처럼 뿌옇다. 어서 좋은 날 오기만을 기다릴 뿐.

/방민호 <서울대 국문과 교수> /삽화 = 이철진 <한국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