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의호 포스텍 명예교수·산업경영공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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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시진핑 주석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어려울 때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고 했다고 한다. 아주 유명한 격언을 인용했다. 한국이 중국인 입국금지를 하지 않고 도와주려고 한 것에 대한 감사의 표시이다. 그리고 몇일 후 완전히 역전현상이 일어났다. 한국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늘어나니까 중국의 일부 지역이 한국인 입국을 금지하고 14일 격리기간을 요구하고, 한국인을 기피한다고 한다. 오히려 중국이“정치 외교 논리보다 국민의 안전이 중요하다”라고 했으니 적반하장도 유분수라는 탄식이 나온다.

상황초기 한국의 의료진들이 중국에서 오는 여행객에 대한 입국금지 내지는 입국컨트롤을 줄기차게 요구했지만 정부는 중국의 눈치를 보느라 또 시진핑의 방한계획에 차질이 올까봐 전전긍긍하며 골든타임을 놓쳤다.

그런 결과 급속도로 한국에서는 코로나19 바이러스가 퍼지기 시작하고 오히려 중국은 상항이 가라앉고 있다. 그리고 중국은 한국을 조롱하기 시작했다. 마스크를 보내 준다고 조롱기 섞인 제의도 한다. 이런 현상은 북한과의 관계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국민들의 눈에 이 정부는 북한에 대해 비굴할 정도로 아부를 하고 있다. 그들이 무슨 말을 해도 아무 대꾸도 못한다. 온갖 욕을 듣고도 그저 김정은 친서 하나에 감동을 받는다. 미국과 북한의 협상이 겉도는 상황에서 한국 정부는 북한의 공공연한 한국 원망과 비난에 길들여지고 있다. 결국 아부하여 돌아온 건 조롱과 멸시뿐이다.

적지 않은 국민들은 과학적 합리적 사고를 무시한 채 정치적 논리로 정책을 펼치는 현 정부의 정책에 절망한다.

탈원전이 대표적이다. 대통령이 보았다는 한 편의 영화, 상상력으로 그려진 허구의 픽션으로 과학자들의 줄기찬 주장에도 불구하고 탈원전을 추진했다. 선거공약을 지키겠다는 정치적 논리와 북한과의 관계가 바탕이 되었을 것이다. 북한은 무력을 강화하는데 우리만의 일방적 화해 조치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 과학자들은 알지 못한다.

북한이 핵을 포기할 것이라는 한심한 착각과 중국 비위를 맞추면 평화가 올꺼라는 대중국 굴종외교 등 모두가 합리적이고 과학적이 아니다. 한미 한일 동맹에 금이 가고, 중국에 냉대 받고, 북한에 모욕당하면서 국격이 땅에 떨어졌다. 그리고 코로나19 사태가 터졌다. 여전히 전문가들 과학자들은 정부의 정치적 논리에 밀렸다. 의사협회·감염학회 등이 ‘중국인 차단’을 줄기차게 주장했지만 정부는 끝내 거부했다. 오히려 중국이 우리 입국을 거부하고 조롱하는 사태까지 왔다.

‘아부와 조롱’, 이건 붙어 다니는 단어이다. 아부는 당장은 상대가 고마워 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아부를 듣는 상대는 당신을 무시하고 조롱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아부하지 않고 정치적 논리에 흔들리지 않고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정책을 당당히 펼 때에 오히려 상대는 당신을 존중하고 조롱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왜 우리 정부만 이런 간단한 논리를 모르는 것일까?